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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달이다①)우주 선진국보다 60년 늦은 발걸음…"그래도 가야 한다"
다누리, 다음달 미국 플로리다 발사장서 이륙 예정…성공시 세계 7번째 달 탐사국
2000년 이후 달 탐사 도전 국가 많아…"첫 시도는 언제나 소중해"
2022-07-12 06:00:03 2022-07-12 06:00:03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하면서 한국의 우주 시대가 열렸다. 우리 땅에서 다른 나라의 발사체를 빌리지 않고 우리의 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 이제는 지구 중력장 밖으로의 여정에도 도전한다. 달을 비롯해 화성, 목성 등 심우주로의 탐사에도 나서려는 것이다. 그 시작점인 달을 향한 비행은 이미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미국, 러시아 등 우주 선진국보다 60년가량 늦은 행보지만 본격적인 우주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다. 한국 최초 달 궤도선 '다누리'의 발사 일정과 임무, 의의 등을 두 편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한국 최초 달 궤도선(KPLO) 다누리의 발사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국민 명칭 공모를 통해 선정된 다누리라는 이름은 달을 남김없이 누리고 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누리는 지난 5일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떠나며 달 궤도 진입까지 6개월의 긴 일정을 시작했다. 
 
다누리는 발사장까지 수송을 위해 신규 제작한 특수 컨테이너에 실려 항공편으로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캐너배럴 우주군기지로 향했다. 지난 7일 현장에 도착한 다누리는 약 2주 동안 시스템 점검, 추진시스템 극성시험, 추진제 누유시험, 연료 충전 후 마무리 작업 등을 진행한다. 발사를 열흘 가량 앞둔 23일부터는 최종 발사 형상 확인 및 점검, 페어링 모듈과 발사체 결합 등의 과정을 거쳐 발사대로 이동한다. 
 
국내 첫 달 궤도선 '다누리'가 지난 5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발사장 이송을 위해 이송차량에 실렸다. (사진=항우연)
 
현재 계획상 다누리는 8월3일 오전 8시24분(한국시간) 스페이스X의 '팰콘9' 발사체에 실려 발사된다. 발사 약 40분후 발사체에서 분리된 다누리는 4개월 반에 이르는 달 전이궤적 항행에 돌입한다. 12월 말 목표대로 달 궤도에 안착하면 내년 1월부터 달 상공 100㎞를 돌면서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달 과학연구(자기장, 감마선 측정 등), 우주인터넷 기술 검증과 같은 과학 임무를 1년간 수행한다. 
 
이를 위해 다누리에는 감마선 분광기(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우주인터넷탑재체(한국전자통신연구원), 고해상도카메라(항우연), 광시야편광카메라(한국천문연구원), 자기장측정기(경희대) 등 국내 대학과 출연연, 기업들이 개발한 장비들이 실렸다. 특히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경우 우주인터넷 기술 검증을 위해 국내 톱 아이돌 그룹의 뮤직비디오를 다운받는 것도 시도하는데, 현재 해당 소속사와 저작권 이슈를논의 중이다. 
 
또한 미 항공우주국(NASA)과의 협력 일환으로 나사가 제작한 영구음영지역카메라를 탑재했다. 달 극지방의 영구음영지역 고품질 영상 촬영 임무를 수행해 해당 지역의 지형학적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물론 물·자원 발견 확률 등의 정보를 확인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나사의 소유가 되지만 국내 연구진에게도 단시간에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8월 발사를 앞둔 다누리가 발사장 이송 전 최종 점검 작업을 수행 중이다. (사진=항우연)
 
다누리 개발 시작은 지난 2013년 달 탐사선 추진계획 수립을 위한 기획연구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예비타당성조사를 마친 이 사업은 2016년 '달 탐사 1단계 개발 계획(안)'이 국가우주위원회에서 의결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초기 단계에 이미 한-미 간 협력 이행약정 체결과 기술 협력이 결정됐으며, 이듬해에는 국내기술개발 역량 강화와 개발 위험 부담 완화 등을 위해 개발기간을 2020년까지로 2년 더 연장했다. 2019년 다시 한번 사업 기간이 2022년 7월까지로 연장된 다누리는 임무궤도와 비행 궤도를 최종 확정지으며 발사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달 탐사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유럽, 중국, 일본, 인도 등 6개국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도 달 착륙까지 완수한 곳은 미국(유인), 러시아, 중국(무인) 세 나라뿐이다. 러시아가 달 근접 비행에 첫 성공한 1959년보다는 63년, 미국이 달에 첫 발자국을 찍은 1969년보다는 53년 늦은 도전이지만 뒤처진 시도로 볼 수 없는 이유다. 미국과 러시아를 제외한 나라들도 본격적으로 우주 개척에 나선 것은 2000년대 이후라 지금이라도 우주 연구에 역량을 키워야 한다. 
 
올해에만 일본, 러시아, 인도 등이 달 착륙기술 검증을 위한 탐사 계획을 갖고 있고, 향후 2~5년 내 달에 착륙해 자원 탐사를 하려는 로드맵들을 수립해 둔 상태다. 한국도 달 궤도선 발사가 성공하면 2030년에는 달 착륙선을 보내려 한다. 
 
이상율 항우연 원장은 "남들은 한참 전에 성공한 것을 우리는 왜 이제야 하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다누리는 우주 탐사의 첫 발을 뗀다는 자체로의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구를 벗어난 우주 탐사를 시도할 수 있는 발판이 달 탐사라는 설명이다. 이 원장은 "항상 처음이라는 것은 소중한 의미를 가진다"며 최초의 도전을 응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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