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건설현장에서 건설노동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여당이 중대재해법에 따른 처벌을 감경하는 개정안을 내놨다. 경영 리스크에 대한 우려와 과도한 처벌에 반발해 온 건설업계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현실화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국회에 따르면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중대재해 예방 기준을 고시하고, 이에 따른 이행을 인증 받은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의 처벌 형량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도록 하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예방 기준으로 기술 또는 작업환경에 관한 표준 적용, 중대재해 위험을 감지해 막을 수 있는 정보통신 시설 설치 등이 있다.
박 의원은 "중대재해법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에 대한 처벌을 규정해 중대재해를 예방하고자 제정됐으나, 모든 재해를 예방하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안전 확보에 충분한 조치를 취해도 재해 발생 시 법률 적용 다툼 여지가 있고, 과도한 처벌로 인한 억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개정안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중대재해법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장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해당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올해 1월 27일부터 시행됐다.
건설업계는 중대재해법의 강한 처벌 수위와 안전보건 확보 의무에 대한 모호한 기준을 지적하며 제도 보완을 강력히 주장해왔다. 건설업의 산업재해 발생률이 높은 데다 처벌 대상이 경영책임자인 만큼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크다.
실제로 법 시행 3일 만에 삼표산업 양주 사업소에서 작업자 3명이 숨지면서 중대재해법 적용 1호의 불명예를 안았다. 연이어 터진 다수의 중대재해도 건설 현장에서 발생했다.
해당 개정안이 시행될 시 일정 기준을 충족해 인증을 받으면 중대재해가 발생해도 처벌을 피해갈 수 있게 된다. 이에 야당에서는 중대재해법을 무력화시킨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정부 여당이 해야 할 일은 법을 안착시키고, 사각지대를 보완해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이를 무력화하려는 경제계의 소원 수리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건설업계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중대재해법의 취지는 좋지만 예방보다 처벌에 집중된 부분이 업계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했다"면서 "사업주나 대표를 처벌한다는 것이 유례가 없고, 기업 활동 위축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정안의 전향적인 측면은 긍정적"이라며 "처벌보다 예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인증'이라는 또 하나의 절차가 생긴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중대재해 방지가 목표인데 자칫 인증 절차가 처벌을 회피하기 위한 요식행위가 될 수 있다"며 "중대재해 예방에 실효성 있는 인증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증 기준을 정하는 부분도 만만치 않다"며 "몇 년이 소요될 텐데 그 전까지 기존 중대재해법이 유지되면 리스크는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개정안 시행까지 걸림돌도 많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야당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중대재해법은 민주당이 주도해 만든 법인데 이를 약화시키는 법안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논의 과정에서 법안을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고 노동계의 반발이 예상돼 법 통과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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