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원재자값 '들썩', 원청 '모르쇠'…"납품단가 반영 안해"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계약서에 단가조정 조항 있다' 62.1% 불과
조정협의제도 홍보 미흡·실효성 부족
입력 : 2022-05-15 12:00:00 수정 : 2022-05-15 12:36:25
 
[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공급망 충격파에 원자재 가격이 들썩이고 있지만 절반에 달하는 수급사업자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에 대한 납품단가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도급계약서에 납품단가 조정에 관한 조항이 있다’고 답한 사례도 62.1%에 불과해 수급사업자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을 떠안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원·수급사업자 간 납품단가 조정 실태 긴급 점검'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2.4%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일부라도 납품단가에 반영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57.6%였다. 이 중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전부 반영됐다'고 답한 비율은 6.2%에 불과했다. 그 다음으로 50% 이상 반영은 12.2%, 10% 이상 반영이 20.7%로 나타났다. '10% 미만 반영됐다'고 한 응답자는 24.7%였다.
 
특히 건설업종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51.2%로 높게 나타났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조에 따라 하도급계약서에는 원자재 등 가격 상승에 따른 납품단가 조정 요건과 절차가 명시돼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수급사업자는 67.1%에 불과했다.
 
'계약서에 원자재 등 가격 상승에 따른 단가조정 조항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62.1%에 불과했다. 조항이 없거나 조정 불가 조항이 있는 경우는 37.9%였다.
 
납품대금조정협의제도의 경우 홍보도 미흡하고, 수급사업자가 제도에 대해 알고 있어도 현실적으로 조정협의를 신청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협의제도는 원자재 등 가격 상승 시 관련 내용이 계약서에 없어도 하도급법에 따라 수급사업자가 직접 조정을 요청하거나 조합을 통해 대행협상을 할 수 있게 한 제도다. 2008년 납품단가연동제가 무산되면서 대신 도입됐다. 
 
하지만 수급사업자가 조정협의를 직접 요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고 한 응답자가 54.6%를 차지했다. 조합을 통해 대행협상을 할 수 있는 사실을 '모른다'고 답한 수급사업자도 76.6%에 달했다.
 
공급원가 상승에 따라 납품단가 조정을 신청해본 적 있는 수급사업자는 전체 응답자의 39.7%에 불과했다. 이 중 조합을 통해 대행 협상을 신청한 경우는 8.2%였으며 91.8%가 직접 조정을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정협의 신청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거래단절·경쟁사로 물량전환 우려(40.5%) △조정을 요청해도 원사업자가 거절할 것 같아서(34.2%) △법적으로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지 몰라서(19.0%) △이미 조정되었거나 조정 예정이라서(13.1%) 등 순이었다.
 
납품단가 조정신청을 했지만, 원사업자가 협의를 개시하지 않거나 거부한 경우도 전체의 48.8%를 차지했다. '원사업자가 납품단가 조정 협의를 개시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51.2%였다. 
 
조합을 통해 대행 협상을 신청한 경우 원사업자의 협의 개시 비율은 69.3%로 높게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납품단가 조정 협의제도에 대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13일부터 전담대응팀을 가동해 현장에서 신속한 납품단가 조정이 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5월 말부터는 계약서 반영과 협의 개시 비율이 저조한 업종의 사업자를 대상으로 관련 단체와 연계해 현장설명을 실시한다.
 
8월에는 납품단가 연동 내용을 담은 모범계약서를 제정·배표하고 공정거래협약 이행평가에 단가 조정실적을 반영해  자발적인 납품단가 조정을 유도할 예정이다.
 
이 밖에 개별 기업을 대신해 중소기업협동조합 등이 더 쉽게 대행협상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요건과 절차 개선을 위한 방안도 마련한다.
 
박세민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과장은 "전담 대응팀을 신설해 시장 상황과 조정실태를 조속히 파악하고 현장에서 납품 단가 조정이 신속하게 활성화되도록 대책을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조사는 4월 6일부터 5월 6일까지 한 달간 이뤄졌다. 철광석·철판·알루미늄·제지류 등 최근 가격이 급등한 원자재를 주원료로 제품을 생산·납품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전문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가운데 401개 업체가 설문에 참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원·수급사업자 간 납품단가 조정 실태를 긴급점검하고 15일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공정거래위원회 외관. (사진=뉴스토마토)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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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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