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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물가 경고등③)기준금리 인상 불가피…"물가 잡다 서민 잡는다"
유동성 회수, 미국 빅 스텝…추가 금리 인상 필요
26일 금통위 상향 가능성 무게…연내 최소 2.25%까지 오를 듯
취약 계층의 가계 적자 커지는 악순환…"지원책 강구해야"
공급망 안정 등 금리 인상 외 중장기 측면 방안 마련 고민할 때
2022-05-11 06:00:10 2022-05-11 06:00:1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10년 만에 다가온 물가 폭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유동성 회수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 견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가 빨라지면서 최악의 상황을 방지할 카드로 보고 있다.
 
하지만 통화 정책만이 물가 해법은 아닌 데다, 오히려 시중금리를 더욱 끌어올려 취약 계층의 대출 상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는 당장 기준금리가 연내 최소 세 차례 인상되고,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13년 만에 7%대에 진입하고 신용대출도 5%를 넘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이번 물가 폭등이 우크라이나 사태라는 외부 요인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보다 근본적인 공급망 자립 방안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조언도 나온다.
 
10일 업계는 이달 26일 예고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국내 물가 급등세가 뚜렷하고 최근 미국도 정책금리를 단번에 0.5%포인트 높이는 '빅 스텝(Big Step)'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의 기준금리는 연 0.25~0.5%에서 0.75~1%가 됐다. 특히 한국(1.5%)과 미국(상단 기준)의 기준금리 차이는 기존 1%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좁혀진 상태다. 한은이 당장 이달 금리를 올리면 5번의 인상을 9개월 만에 결정하게 된다.
 
시장은 금통위가 이달 금리를 올리지 않는다 해도 올해 안에 0.25%포인트씩 최소 세 차례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연말 기준금리는 2.25%까지 치솟게 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은행 등 금융 기관의 조달 비용이 증가한다. 결국 금융 기관이 소비자에게 적용하는 금리도 함께 올라가 소비자의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업계는 기준금리가 연말 2.25%에 도달할 경우 이미 6%대 중반 수준인 주택담보대출 최고 금리가 7%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는 2009년 이후 무려 13년 만의 일이다.
 
이달 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4.02∼6.59% 수준이다. 지난해 말(3.6∼4.978%)과 비교하면 5개월 새 상단이 1.612%포인트나 뛰었다.
 
또 신용대출의 경우 현재 3.768∼4.94% 금리(1등급·1년)가 적용되고 있다. 작년 12월 말(3.5∼4.72%)보다 상단이 0.22%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연말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5%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데 있어 물가 폭등,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긴축 동향 흐름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기준금리 인상은 당분간 불가피하다"면서도 "기준금리 인상만으로 물가를 잡는 것은 한계가 있다. 특히 취약 차주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어 이에 대한 보완 방안도 동반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이 빅 스텝을 진행하고 있어 우리도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는 없다. 금리를 올리지 않고는 물가를 견제할 수단이 없다"며 "하지만 금리는 채무자에게 영향을 준다. 특히 취약 계층은 실질 소득이 떨어지는 상황에 가계 적자는 커지고 돈을 어디서 빌려야 하는지 모르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정부가 이들의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금리 인상 외에도 공급망 안정 등 중장기적 측면의 방안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최근 물가 상승 압력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원자재 시장 불안에 기인한다"며 "현재 에너지 원자재, 식료품, 비철금속의 수급은 그리 원활하지 못하다"라고 진단했다.
 
김 실장은 "이 같은 글로벌 원자재 수급 불안을 겪지 않도록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외교적 협상 능력을 강화하고, 원자재나 부품 등의 내재화를 통한 공급망 경쟁력도 확보해야 한다. 또 요소수 사태를 교훈 삼아 우리 기업들이 자원 개발 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10일 업계는 이달 26일 예고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은행에 게시된 대출 안내 문구.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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