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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가게가 사라진다②)김정은도 중국 찾아 둘러본 동인당
(16주년 창간기획)
의약방에서 350년 역사 제약회사로 우뚝…중국, '라오쯔하오' 제도 효과 톡톡
장수소상공인 많은 일본, 1000년 노점기업 경영승계 집중 지원 중
독일 하리보도 100년 넘은 가족기업…솥 하나, 설탕 한 자루로 시작
한국은 장수소상공인 불모지…100년 기업으로 성장한 곳은 10개뿐
2022-05-11 06:01:48 2022-05-11 06:01:48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9년 3월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한 기업의 생산현장을 찾아 전세계 이목이 집중됐다. 바로 350여년의 역사를 가진 중약(中藥)방 '동인당(同仁堂·퉁런탕)'이었다. 한국에는 우황청심환으로 유명한 중국의 제약회사로 청나라 강희제 시절인 1669년 베이징에 설립됐다. 의약방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중국 관광의 필수코스로 꼽힐 정도로 중국 내에서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는 곳이다. 베이징의 동인당 공장은 중국 내에서도 일류 제약 생산기지이자 중국 고위 관리들의 단골 시찰지로도 유명하다.
 
김정은(가운데)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1월 9일(현지시간) 중국의 전통 중의약방 '동인당'에 방문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을 북한으로 공식 초청했으며 시 주석은 이에 응했다고 보도했다. (사진=AP·뉴시스)
 
중국은 우리나라보다 한발 앞서 지난 2006년부터 장수기업제도인 '중화라오쯔하오'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중국 장수기업브랜드 인정관리방법'이라는 법률을 근거로, 중국 상무부 산하 '장수기업 브랜드 진흥발전위원회' 조직을 통해 체계적으로 장수기업의 운영 및 관리하고 있다. 2020년 기준 중국 전역의 중화라오쯔하오 브랜드는 1128개로, 평균 수명은 160년이며 식품 브랜드가 6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라오쯔하오 육성을 위해 △ 라오쯔하오 브랜드의 전통 기술 계승과 혁신 지원 △온라인 및 오프라인에서의 매칭 지원△ 경영 및 관리 모델의 혁신 지원△ 라오쯔하오 브랜드 지역 보호 △라오쯔하오 브랜드 집결지 발전 촉진 △자본시장과의 적극적인 연결 추진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중국의 '국민과자'로 꼽히는 월병을 만드는 '다오샹춘(稻香村)'도 중국의 유명 라오쯔하오 중 하나다. 난진 출신인 궈위성(郭玉生)이 청나라 광서제 25년 1895년 베이징 다자란에서 가게를 열었는데, 이후 베이징에서 남방음식을 파는 가게로 유명해졌다. 1984년 베이징 다오샹춘식품유한공사라는 이름으로 재설립되며, 엄선된 식자재를 바탕으로 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현재는 월병 외에도 원소, 쭝쯔 등 600여개의 먹거리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일본 역시 장수소상공인인 노점기업(시니세)에 대해 경영승계 및 후계자 부재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정책을 사업승계에 집중하고 있다. 시니세(노포·老鋪)란 1000년 넘게 대 물려 경영을 하는 일본의 장수상점을 일컫는 말이다. 일본은 사업승계를 위해 상공회의소와 전국의 48개 지역 거점의 사업지속지원센터를 통해 지원체계를 갖추고 무료로 사업지속에 대한 상담을 지원하고, 중소기업 진단사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곰' 모양 젤리로 유명한 세계 최대 젤리 생산업체 하리보(HARIBO)도 1920년 작은 농촌마을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솥 하나, 설탕 한 자루가 전부였다. 독일의 대표적인 '미텔슈탄트(Mittelstand: 중소·중견 기업)'으로 100년도 더 된 기업이다. 미텔슈탄트란 독일 경제의 핵심을 구성하는 중간규모의 기업을 이르는 말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 경제의 고도성장을 이끌었다. 하리보는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위기 속에서도 가족이 똘똘 뭉쳐 회사를 일으켰고, 젤리 생산과 글로벌화에 매진했다. 현재 창업주의 3대가 대를 이어 CEO를 맡으며 국민제과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100년 이상 생존하고 있는 기업을 장수기업이라 볼 때 우리나라에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업은 10개에 불과하다. 45년된 기업은 전체의 0.1% 수준에 그친다. 반면 외국에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업이 무수히 많으며 2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기업을 살펴보면 일본은 3937개, 독일 1563개, 중국에는 9개가 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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