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새정부 내각 안철수계 '전무'…막내린 공동정부
안철수, 인수위 보이콧으로 거취 고민…윤석열 "이해 안돼, 아무 문제 없다"
2022-04-14 16:37:43 2022-04-14 22:57:3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예견된 일이었다. 공동정부를 약속했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 간 균열이 노골화됐다. 
 
두 사람은 지난 20대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야권 단일화를 발표했다. 이와 함께 공동정부 구성과 대선 직후 조속한 합당에도 합의했다. 당시 윤 당선인은 "종이 쪼가리(합의 문서) 말고 날 믿어달라"며 안 위원장과의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안 위원장은 공동정부의 상징인 총리직 대신 자신의 측근들을 입각시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 역사상 부자 간에도 권력분점이 없다는 일반론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적중했다. 
 
앞서 지난 10일과 13일 이어진 1·2차 내각 인선에서 안철수계 인사는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4일 마지막 남은 두 자리(고용노동부·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안철수계는 철저히 배제됐다. 이에 따라 공동정부 약속은 무색해졌다. 그렇다고 안 위원장이 이를 제지하거나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다. 철저히 두 사람 간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진 합의이자, 약속이었다. 
 
안 위원장은 인선 과정에서 제대로 된 협의조차 없었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인선 과정에서 제가 전문성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을 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인재가 누구 편이나 누구 사람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고 했다. 앞서 안 위원장은 1차 내각 인선 발표 직후 "결정은 인사권자가 하는 것이고, 책임도 인사권자가 지는 것 아니겠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앞서 안 위원장 최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11일 인수위원직 전격 사퇴와 함께 입각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히면서 양측의 이상기류는 포착됐다. 
 
안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윤 당선인을 향한 불만을 드러냈음에도 13일 발표된 2차 인선 과정에서 장관 후보자 명단 공유조차 없었다는 게 안 위원장 측 주장이다. 안 위원장은 2차 인선을 앞두고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를 교육부 장관에,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 중기벤처부 장관에 유웅환 전 SK텔레콤 부사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모두 불발됐다. 18개 부처 장관 후보자 모두 윤 당선인과 깊은 인연이 있거나 그의 의중이 실린 인사들로 채워졌다. 감정이 상한 안 위원장은 남은 두 자리 인선은 아예 추천조차 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위원장은 업무 보이콧으로 항의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소방본부를 찾아 소방정책을 점검할 예정이었으나 이유 없이 불참을 통보했다.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도 출근하지 않았고, 오후 2시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코로나특위 회의에도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전날 윤 당선인과 인수위 관계자들과의 도시락 만찬에도 불참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사진=연합뉴스)
 
윤 당선인은 이에 대해 "공동정부라는 것은 훌륭한 사람을 함께 찾아서 임무를 맡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농림부와 고용부 장관 후보자를 발표한 뒤 안 위원장과의 인선 갈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해가 안 된다. 제가 (안 위원장에게)추천을 받았고 인선 과정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도 설명을 드렸다"며 "거기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어느 특정 인사를 배제하거나 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안 위원장이 자신과 독대할 때는 불만을 드러내지 않다가 돌연 업무 보이콧이라는 실력행사에 돌입한 데 따른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편으로 윤 당선인 측은 안 위원장의 불만을 달래는 데 주력했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통의동 정례 브리핑에서 공동정부 합의가 파기 수순에 돌입했다는 지적에 대해 "5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 있다"면서 "안 위원장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책임을 다해줄 것이란 기대와 신뢰를 갖고 있다. 저희도 소통을 이어가기 위해서 굉장히 대화도 많이 하고, 말씀 나누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다만 표면적으로 예우하는 모습을 갖출 뿐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는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안 위원장과 연락하느냐는 질문에 "소통하고 있다"고 했지만, 누구와 얘기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웃어보일 뿐 별다른 답을 내놓지 않았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한 발 더 나아가 내각 인선과 관련해 안 위원장과 갈등을 빚는 것에 대해 "국정의 공동운영이라는 원칙만을 고수하기는 어려울 때가 있다는 현실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는 약속을 파기할 수도 있다는 말로도 들렸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사진=연합뉴스)
 
안 위원장이 선제적으로 공동정부 합의 파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측근들은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며 대응했다. 안 위원장이 대선후보 시절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면이 작으면 찔릴까봐 겁먹고 송곳을 쉽게 버리려 한다"고 썼다. 안 위원장을 송곳에 비유, 윤 당선인의 포용적 리더십의 한계를 짚었다. 최 교수는 단일화 과정에서 안 위원장을 적극 설득했던 이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됐으나 결국 고배를 마셨다.
 
애당초 권력분점은 요원했다. 대통령 1인에 권력이 집중되는 제도 하에서 권력분점 약속은 무의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결국 갈라섰던 DJP 연합도 같은 사례다. 유인태 전 민주당 의원은 이를 두고 "안 위원장이 팽당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과거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때는 JP한테 경제 쪽은 다 줬었다"며 "(안 위원장 측에)한두 자리 주겠지만 그것 가지고 성에 차겠나. 딱하다"고 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도 불투명해졌다. 인선 과정에서 파열음이 불거지면서 합당 안건은 이날도 최고위원회의에 오르지 못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월요일(11일)부터 합당 관련 이견은 거의 조율된 상태"라며 "국민의당 최종 결심만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안 위원장의 최종 사인만 남았지만, 현 상황에서 합당은 요원할 뿐이다. 앞서 이태규 의원의 전격적인 인수위원직 사태로 합당 선언이 보류되기도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윤 당선인 측에서 앞으로 공동정부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하더라도 안 위원장 입장에서는 '파기'로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안 위원장과의 공동정부 신뢰가 깨진 데 따라 지방선거에서 중도층 포섭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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