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인수위원장(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내각에 몇 명 추천했다."
안철수의 사람들이 새 정부에 중용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른바 '안철수의 공동정부 청구서'도 가시화되고 있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은 20대 대선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전격적인 단일화를 선언하면서 '공동정부'에 합의했다. 안 위원장은 이로 인해 인수위와 새 정부 조각 과정에서 상당한 지분을 가지게 됐다. 그는 초대 총리는 고사한 뒤 "장관 후보들은 추천하겠다"고 언급, 새 정부에서 측근들의 입각을 통해 공동정부의 명분을 살리고 영향력을 강화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이번 조각 과정에서도 자신의 대리인들을 추천했음을 숨기지 않았다. 안 위원장은 7일 통의동 인수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새 정부 내각에 안철수계 인사들이 입각할 것이라는 전망에 "추천을 몇 명 하기는 했다"며 "당선인께서 결심하실 것"이라고 했다. 안 위원장은 그러면서 "어떤 '몫'이 있는 건 아니고 좋은 사람이 있으면 추천을 하고 있다"며 "국민의당과 인연이 없는 사람도, 정말 좋은 전문가면 추천을 하고 그분들이 많이 발탁이 됐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안 위원장은 인수위 인선 과정에서 3분의1에 해당하는 8명을 자신의 몫으로 합류시켰다. 최측근인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 김도식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 신용현 전 의원은 원톱인 인수위 대변인에 기용됐다.
이태규(왼쪽) 국민의당 의원과 신용현 인수위 대변인(사진=연합뉴스)
새 정부 조각을 놓고 부처마다 하마평이 나오는 가운데 안 위원장의 측근인 이태규 의원과 신용현 대변인의 입각이 유력하다. 백신 프로그램 V3를 개발한 안랩 CEO 출신이자 의사인 안 위원장이 과학과 보건, 교육에 관심이 많은 만큼 해당 분야에 측근을 착근시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이 의원은 대선 당시 단일화 협상 채널로 활약했다. 현재 인수위 업무의 밑그림을 그리는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을 맡았다.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비례대표라 의원직을 내려놔도 승계가 되기 때문에 3석 뿐인 국민의당으로서도 부담을 덜 수 있다. 현재 국민의당은 국민의힘과 합당을 논의 중이다. 선거 주무부처인 행안부 장관의 중립성을 이유로 입각에 정치인 출신을 배제할 경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신 대변인은 인수위의 입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2016년 안 위원장이 대표로 있는 국민의당에서 비례대표 1번을 받은 과학기술인이다. 신 대변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입각이 유력시된다. 안 위원장은 이날 신 대변인 입각설에 "저는 나름대로 저와 인연이 있는 사람도 있고, 또는 전혀 없지만 과학계에서 명망이 있는 분들을 추천했다"며 "추천한 숫자가 정해진 건 아닌데 낙점은 검증 과정을 거쳐서 당선인께서 결심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 측 인사이자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인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교수는 질병관리청장으로 거론된다.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최진석 서강대 철학과 명예교수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공동정부 약속에 따른 윤 당선인의 배려로 풀이된다. 안 위원장도 총리직을 고사하면서 윤 당선인 뜻에 따라 새 정부를 운영하도록 공간을 마련해줬다. 다만 이 같은 권력분점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대통령 집중제에서 공동정부에 기댔던 권력분점은 결국 파국 수순을 밟았기 때문이다. DJP 연합이 대표적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내각에 들어간 인원 수가 아니라 인사를 놓고 내부 파워게임을 벌이는지를 유심히 봐야 할 것"이라며 "이번 조각은 공동정부라는 시험대의 첫 번째 관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 등 내각 인선은 이르면 10일쯤 이뤄질 전망이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통의동 인수위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요일(10일) 발표할 수 있도록 최대한 속도감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다만 후보자 물색에 어려움을 겪는 대통령비서실장 인선은 첫 내각 인선과 함께 발표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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