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이 마련된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서 인수위 출범 후 첫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내용의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약속대로 시민들에게 개방하겠다고 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이 마련된 종로구 삼청동 한국금융연수원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방안'을 직접 발표했다. 인수위 출범 후 첫 기자회견이다.
윤 당선인은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을 통해 "제가 당선인 신분으로, 선거(결과) 확정되자마자 보고 받았는데 광화문 이전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선인 신분으로 들어보니 광화문 이전은 재앙"이라며 국방부로의 이전에 대한 불가핌을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코로나19 위기 극복 등 해결할 사안이 산적한데 집무실 이전이 공약 1호처럼 돼 버렸다는 지적에는 "국민과 소통하는 것이라 이것도 굉장히 시급한 문제"라며 "코로나 대책 마련 문제는 저도 인수위에 주문해놨고, 바로바로 방안이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윤 당선인 일문일답이다.
-당선인은 언제 용산 집무실에 들어가나.
5월10일 취임식 마치고 바로 입주해서 근무를 시작할 생각이다. 이사가 간단치는 않겠지만 바로 구내에서 이동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사하고 집무실 리모델링하고 경호 시설이 들어가야 한다. 계산해보니 가능하다.
-국방부 이전이나 공원 조성 등의 비용이 포함 안 된 것으로 안다. 이전 비용을 포함하면 얼마의 비용이 추산되는지. 정부 예비비로 가능한가.
지금 1조니, 5000억원이니 이런 말이 나오는데 근거가 없다. 국방부를 합참으로 이동하는데 이사 비용과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예산을 전부 기획재정부에서 뽑아서 받은 것이다. 저희가 만든 게 아니다. 118억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판넬 가리키며)이쪽 건물은 10년 밖에 안됐지만 이 건물은 20년이 돼서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경호용 방탄창 등을 설치하는데 252억으로 기획재정부에서 보내왔고, 경호처 이사비용으로 99억9700만원이 들 것으로 보인다. 공관은 한남동 공관을 하나 쓰기로 했는데, 그 공관을 리모델링하고 필요한 경호 시설을 설치하는데 25억이 든다. 그래서 496억의 예비비를 신청할 생각이다.
-당선인이 한남동 공관에서 용산까지 출퇴근할 경우 교통 통제로 인한 시민 불편이 예상된다. 주변 통신 제한으로 인한 불편이 있을 것인데 대안은.
한남동 외무부 장관, 합참의장 등 공관이 있는 곳에서 루트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교통 통제는 3~5분 정도이고 시간을 적절히 활용하면 시민에 큰 불편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법적인 근거와 관련한 논란이 있는데 어떻게 국민을 납득시킬 건지.
오늘 이렇게 말씀드리고 국민들이 궁금해하시는 부분은 계속 설명해 드리겠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관련해 풍수지리라든가 무속논란을 민주당에서 제기하는데?
대선 과정에서도 나왔지만 무속은 민주당이 더 관심 많은 것 같다. 용산 이전 문제는 처음부터 완전히 배제한 건 아니고 공약을 만드는 과정에서 대안으로 생각했다. 광화문 1,2청사를 가보니까, 여기는(국방부) 들어갈 곳이 있어 같이 근무해서 시너지가 나는데, 외교부나 정부 청사로 이전하면 새로운 건물을 구해야 해 상당히 어렵다. 여기(국방부)는 지하 벙커가 있고, 또 비상시에는 다 통로로 연결돼 있어서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할 수 있다. 근데 광화문은 그게 안돼 있다. (광화문으로 이전시) 헬기장 문제도 있고, NSC를 하면 다시 청와대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 문제가 있다. 이전 자체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외교부나 정부 청사를 다른 건물을 구해서 옮긴다는 것 자체가 여러가지 귀찮고 어려운 부분이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외교부 청사로 가는 건 엄청난 문제가 있다.
-코로나 피해회복 등 시급한 현안이 많은데 집무실 이전이 1호공약처럼 됐다는 비판이 있다.
코로나 보상과 시급한 민생, 대책 마련 문제는 저도 인수위에 주문해놨고, 바로바로 방안이 발표될 것이다. 그거와 이거(집무실 이전)는 다르다. 국민과 소통하며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도 결국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한 방안인 것이고, 대통령이 결정해 나가는 것이라 이것도 굉장히 시급한 문제다. 국민이 힘들어하는 문제는 이것과 관계 없이 인수위에서 최우선으로 다룰 거다. 이거랑 그거랑 뭐가 뒤냐 우선순위 다루는 건 어렵다.
-안보 공백에 대한 입장은.
군 부대가 이사한다고 국방에 공백이 생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군사시설은 어디 한군데 만들어 놓으면 이전이 불가피하다는 건데 그렇게 보면 안 되고, 가장 빠른시일 내 이전해서 안보 태세에 지장이 없도록 하겠다.
-광화문 시대의 어려운 점들을 말했는데 공약과정에서 말을 안 한 이유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대통령 경호라는 걸 최소화하더라도 광화문 인근 지역에 거주하거나 빌딩에 근무하는 분들의 불편이 세밀히 검토가 안된 듯 하다. 현실적으로 앞 정부에서도 검토했는데 불가하다고 생각한 듯하다. 청와대 100% 개방은 불가할 뿐 아니라 제가 선거과정에서는 오픈하기 어렵잖느냐. 당선인 신분으로 들어보니 광화문 이전은 재앙이다. 비용도 전체 비용의 몇배가 들고, 수시로 휴대폰이 안 터진다든가, 전자기기 문제가 발생한다든지 여기(광화문) 있는 여러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갑자기 몇분 몇초라도 그런 문제 생기면 상당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서, 제가 당선인 신분으로, 선거 확정되자마자 바로 보고 받았는데 광화문 이전은 불가능하다고 생각 들었다.
-국방부 이전이 현 정부 임기 내에 돼야 할 텐데, 현 정부와 어디까지 이야기가 됐나.
오늘 발표 드리고 예비비 문제라든지,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이 정부와 인수인계 업무의 하나라고 보고 협조를 요청할 생각이다.
-합참을 남태령으로 이전한다고 했는데 시설관리 부대나 사이버단도 함께 이전하나.
합참을 바로 이전한다는 뜻이 아니다. 여기서 우선 같이 쓰고 합참을 이전하면 기존 시설을 쓴다고 하더라도 충분하게 병력도 따라가게 하는 것이라 제대로 만들어서 아주 효과적이고 쾌적한 여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거다. 물론 거기에 수방사령부 건물도 있고 하지만, 그 부분은 심도 있게 검토해서 합참이 전시, 평시에 일관된 작전 지휘를 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잘 만들어서 순차적으로 단계에 따라 이전 시키도록 할 생각이다.
-5월10일까지 구체적인 로드맵과 용산 개발에 줄 영향은 있나.
청와대 주변 개발 계획은 고궁이 있는 개발 제한이 있고, 평창동까지 눈에 보이지 않은 제한들 있는 걸로 안다. 고궁 때문에 이뤄지는 제한은 많이 풀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국방부 합참 지역은 군사시설의 제한 받는다. 그 제한 따라서 쭉 개발된 거다. 아파트 신축이라든가 다 제한 범위서 이뤄졌고 추가적인 제한은 없다. 로드맵은 지금 공개 어렵지만 시간상 원만하게 합의되면 가능하다고 본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관련해 국방부나 국민들 불만이 있는데 이를 설득하기 위한 공청회나 국민과 소통할 계획이 있나.
얼마든지. 꼭 이 사안이 아니더라도 국민께서 궁금해 하시고 직접 설명이 필요하다면, 한분 한분 만나는 게 어렵다면 기자 여러분들과 언제든지 만나겠다. 지금 청와대는 춘추관과 거리가 꽤 된다. 저는 이 건물 1층에 배치해서, 여러분께서 보안 수칙만 잘 지켜주신다면 언제든지 저 역시도 1층에 가서 여러분들을 통해서 국민들과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소통을 하겠다.
-제왕적 대통령 내려놓겠다 했는데 추진 방식이 당선인 시절부터 강화해 사용하는 게 아닌가.
제왕적 대통령제를 내려놓는 방식을 제왕적으로 한다는 말인데, 결단하지 않으면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국민께 이해를 구하기 위해 말씀드리는 것이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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