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사무총장에 다시 '한기호'…체제 공고화 시도
한기호, 사무총장 복귀…지선 공천·합당 실무 주도
대선 책임론 조기 차단에 당 운영 주도권 강화 차원
2022-03-14 16:03:53 2022-03-14 16:03:53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체제 하에서 첫 사무총장을 지냈던 한기호 의원이 당직 개편 끝에 사무총장에 복귀했다. 대선이 예상과 다르게 아슬한 신승으로 귀결되면서 전략 실패의 책임론에 직면한 이 대표는 6월 지방선거와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앞두고 체제 공고화를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감염으로 자가격리 중인 이 대표는 14일 화상으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 "업무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한기호 의원을 다시 모실까 한다"고 제안했다. 최고위는 회의 직후 권영세 의원의 사퇴로 공석인 사무총장 직에 한 의원을 임명했다. 이 대표는 다음 주 안에 공천 가이드라인과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안을 내놓으며 지방선거 준비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3선의 한 의원은 이 대표 취임 직후인 지난해 6월 당 사무총장에 임명됐다. 하지만 윤석열 당선인 측이 당시 대선 후보에게 주어진 당무 우선권을 들어 한 총장 교체를 주장하면서 윤 당선인과 이 대표 간 갈등이 노출됐다. 불쾌감을 느낀 이 대표는 거취를 일임한 한 총장의 사퇴를 만류했지만 갈등이 노골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결국 임명 5개월 만인 11월 권성동 의원이 사무총장 자리를 넘겨받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권 의원은 이후 이 대표 측으로부터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됐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광주 남구 백운교차로에서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윤석열 후보를 대신해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총장 건에 이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영입 건 등 계속된 윤 당선인과 이 대표 간 갈등은 결국 '당대표 패싱' 논란을 낳으며 이 대표의 잠적 사태로 이어졌다. 이 대표는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채 11월30일 돌연 잠적했다. 나흘간 부산, 순천, 여수, 제주, 울산 등을 돌아다니며 "당 대표는 적어도 대통령 후보 부하가 아니다"라고 윤 당선인과 힘겨루기를 한 끝에 '울산 회동'을 통해 선대위 인선과 권한 배분 등에 전격 합의하며 갈등이 봉합됐다. 이후에도 한 차례 더 갈등이 노골화되며 이 대표가 선대위 직책을 모두 던지는 등 극한대립으로 비화됐지만 결국 필요에 의해 두 사람은 서로를 끌어안았다. 
 
선대위 해체와 선대본 신설로 선거조직이 개편되고 나서는 권영세 선대본부장이 사무총장을 겸임했다. 권 의원은 대선 이후 사무총장 직을 내려놓고 부위원장으로 인수위에 합류했다. 이번 인선은 대선 기간 윤 당선인을 의식해 당권 행사를 자제했던 이 대표가 공석인 사무총장 인선을 시작으로 다시 당 정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당 재정과 인사권을 쥔 사무총장은 당의 핵심 직책으로, 당대표의 최측근이 주로 맡는다. 한 총장은 6월 지방선거 공천 실무를 주도하며 대선 직후 추진하기로 한 국민의당과의 합당에서도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이 대표로서는 대선이 불과 0.73%포인트 격차의 살얼음판 승부로 끝나자 자신을 향해 일부 일고 있는 당내 책임론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이 대표는 대선 대전략으로 세대포위론을 제시하고 이대남(20대 남성) 표심 공략에 주력했다. 젠더 갈라치기라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표심을 정하지 못하던 2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여성 표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게 몰렸다. 또 호남 30% 득표율을 목표로 이변을 장담했던 이 대표의 예상과 달리 윤 당선인은 호남에서 지지율 11~14%에 그쳤다. 당 안팎에서는 '선거에서는 이겼지만 전략에서는 실패했다'며 이준석 책임론이 불거졌다.
 
이 대표와 절친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여성 혐오 갈라치기 전술은 본인의 변명과 달리 철저히 실패했다. 20대 남성이 윤석열에게 몰아준 표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20대 여성은 이재명에게 몰표를 던졌다"며 "이준석은 모르겠지만, 이준석식 정치는 이제 퇴출돼야 한다"고 이 대표를 맹비난하기도 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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