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민영빈 기자] 윤석열 당선인의 발언은 거침 없었다. 검찰 시절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로 주목 받았던 그는 자신의 가치관과 앞으로 꾸려갈 차기정부의 밑그림을 말로써 드러내왔다.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기 때문에 오늘 이런 말씀(국정원 댓글 수사 검찰 수뇌부 외압 폭로)을 드린 것이다."
2013년 10월21일 국정감사에서 한 말이다. 당시 여주지청장이던 윤 당선인은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이 채동욱 전 검찰총장, 즉 사람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렇게 이날의 어록 한 줄은 두고두고 회자돼 전국에 윤석열이라는 이름 석자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많은 국민이 지켜보시는 이 자리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확실히 지키겠다고 약속드린다. 특히 정치적 사건과 선거사건에 있어서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고, 법과 원칙에 충실한 자세로 엄정하게 처리하겠다. 국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진 정치논리에 따르거나 타협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2019년 7월8일 검찰총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남긴 발언이다. 역대 검찰총장들이 그래왔듯이, 정치권과는 거리를 두며 최소한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키겠다는 확신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법과 원칙'에 입각한 자세는 그동안의 선거 유세현장에서도 숱하게 언급해왔던 만큼, 윤 당선인이 뼛속까지 원칙주의자인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추-윤 갈등'에 피로감을 느낀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해 3월4일 검찰총장직을 사퇴했다.
"오늘 총장직을 사직하려고 한다. 우리 사회가 오랜 세월 쌓아 올린 상식과 정의가 무너지는 것을 더는 지켜보고 있기 어렵다."
2021년 3월4일 아직 임기가 남았음에도 검찰총장직을 그만두고 나오는 퇴근길에서 이와 같은 말을 남겼다. 살아있는 권력에도 엄정했던 윤 당선인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전방위 수사부터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의혹 △김학의 불법 출금 의혹 등 적폐 청산을 위한 수사를 멈추지 않았다. 윤 당선인이 타당하다고 여긴 상식과 공정이 무엇인지 짐작되는 지점이다.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절실함으로 나섰다. 정권교체로 나라를 정상화시키고 국민이 진짜 주인인 나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같이 하는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2021년 6월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정치 참여를 선언을 했다.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이었다. 윤 당선인은 '정권교체'의 가치뿐만 아니라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고 자유와 법치를 부정하는 세력이 더 이상 집권을 연장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헌신하기 위해 이제는 법조인이 아닌 정치인의 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이날은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지 4개월도 채 안 된 때였다.
"여의도 정치가 따로 있고 국민의 정치가 따로 있나. 결국 국민의 안전과 먹고 사는 문제를 고민하는 것이 정치 아니겠나."
2021년 7월21일 서울 구로구 서울시간호사회 간담회에서 '여의도 정치 문법'을 전혀 모른다는 자신의 꼬리표를 완벽 방어했다. 여의도 국회에서 입법활동 및 국정운영 경험이 없더라도, 자신이 생각하는 '정치'에 대한 정의와 확고한 신념에서 '정치신인'다운 패기를 드러냈다.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해 11월5일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돼 수락연설에서 '국민통합' 가치를 강조했다. (사진=국민의힘 선대본 제공)
"국민통합의 나라를 만들겠다. 진보의 대한민국, 보수의 대한민국이 따로 있을 수 없다."
2021년 11월5일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수락연설이다. 윤석열정부가 이끌어갈 나라는 '국민 분열'과 갈등, 양극화가 아닌 통합의 가치 연대 하에서 협치까지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철학과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아내와 관련된 논란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경력 기재가 정확하지 않고 논란을 야기하게 된 것 자체만으로 제가 강조해 온 공정과 상식에 맞지 않는 것임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아내와 관련된 비판을 겸허하고 달게 받겠다. 더 낮은 자세로 국민께 다가가겠다."
2021년 12월1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국민후원금 모금 캠페인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배우자 논란을 정면 돌파한다. 이후 김건희 여사도 허위경력 기재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에 당사자가 직접 나타나 사과한 만큼, 윤 당선인에게 '공정'과 '상식'은 최측근인 가족마저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저는 정치에 발을 들인 지 얼마 안 된 신인이다. 누구에게도 부채가 없다. 오로지 저를 불러주시고 키워주신 국민 여러분께만 부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을 힘들게 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부당한 기득권에 맞서 과감하게 개혁할 수 있다."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었던 2022년 2월1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국민적 여망인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한 적임자가 본인이라고 피력했다. 특히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이 대통령으로 당선될 시 하고자 하는 바를 이루겠다는 다짐을 국민 앞에 재차 출사표로 던졌다.
윤석열 당선인은 선거 막바지까지 집중유세하면서 국민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를 끝없이 쏟아냈다. (사진=국민의힘 선대본 제공)
"위정자는 국민이 주인이고, 그 국민의 머슴 아닌가. 헌법에 공무원은 국민의 공복이라고 돼있다. 머슴이 주인을 잘 모시려고 그러려면 주인에게 이익이 될지 안 될지를 봐야지, 머슴에게 유리한지 아닌지를 봐서 되겠나. 오로지 주인만 위해서 일해야지, 부정부패하면 안 된다. 주인에게 거짓말하면 안 된다. 머슴은 자나깨나 주인을 잘 모시기 위해서 어느 게 주인에게 이익이 되는지 그 생각만 해야 한다."
2022년 3월7일 경기 하남 스타필드 광장 유세현장에서 '국민 머슴론'을 강조했다. 정권을 잡은 위정자는 오직 국민만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점을 거론하며 현 정권과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부정부패 비리를 묵살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히려 이들과는 다르게, 윤석열정부는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머슴'의 마음으로 나랏일을 하겠다는 철학을 전면에 내걸었다.
"우리 민주당에도 양식이 있고, 양심적인 정치인들이 꽤 있다. 지난 5년간 민주당 정권을 망친 사람들, 국정을 농단하고, 날치기와 상임위원장 독식을 하며 다수당 횡포를 주도한 사람들은 지금 전부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몰려가 있다. 여러분이 이번에 제대로 심판해주시면 민주당도 살릴 수 있다…(중략)…여러분께서 압도적인 지지로 정부를 맡겨주시면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과 신속하게 합당을 마무리해 국민의힘이 정치 지형과 외연을 더욱 넓히고, 더 많은 국민들의 고견을 경청해서 받들겠다. 그리고 야당인 민주당의 양심적이고 합리적인 인사들과 멋지게 협치해 국민통합과 경제 발전을 이루겠다."
2022년 3월8일 대선 본 투표일까지 단 하루를 남긴 상황에서 서울시청 광장 앞 마지막 집중유세를 이어가며 윤석열정부가 그리는 '협치'에 방점을 찍었다. 국민분열이 아닌 국민통합을 위해 힘쓰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민영빈 기자 0emp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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