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최우선 과제 '국민통합'
부동산시장 안정화·남북 관계 등 현안 산적
2022-03-10 04:20:47 2022-03-10 04:20:47
윤석열 당선인(사진=국민의힘)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은 '공정과 상식'을 내건 윤석열 당선인을 선택했다. 하지만 역대 최악의 비호감이라는 평가 속에 선거가 치러졌고, 진영 간 대결구도가 뚜렷해졌다. 결국 이번 대선에서 민심은 '통합과 협치'라는 숙제를 던졌다. 
 
먹고사는 민생 문제도 여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여론조사에서 중도·부동층의 분포가 30%에 육박할 정도로 두터워졌다. 이에 따라 상대편을 끌어안는 국민 통합의 리더십이 새 정부의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대선은 윤 당선인의 완승이라고 표현하기 어렵다. 과반에 못 미친 득표율로는 윤 당선인이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았던 청년 일자리 창출이나 디지털 플랫폼 정부 등 공약 실현은 어려워질 수 있다. 
 
다른 당과의 협치는 피할 수 없는 당면 과제다. 차기 정부에서 야당이 되는 민주당은 170석의 거대 의석을 갖고 있다. 106석의 국민의힘이 집권하면 여소야대 정국이 된다. 원활한 국정운영을 위해 협치가 필수인 셈이다.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정계 개편 시나리오가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당선인도 이를 염두에 둔 듯 전 정부의 오만과 위선을 지적하면서도 이념과 세대·지역을 뛰어넘는 국민통합을 완성하겠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내왔다. 윤 당선인은 그간 유세를 통해 "우리 민주당도 살려야 한다"며 "김대중의 민주당, 노무현의 민주당, 그 DNA를 살려야 한다. 그래서 우리 국민의힘과 또 멋지게 협치해서 국민통합을 이루고 경제발전을 시켜야 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정파를 초월해 인재를 등용하겠다는 점도 약속했다.
 
우려되는 지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여성가족부 폐지와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 등 젠더 갈라치기를 통해 이대남(20대 남성)의 표심을 전략적으로 노린 바 있다. 그 결과 이날 출구조사에서 20대 여성 58.0%가 이 후보를 지지했고, 33.8%만 윤 당선인을 선택했다. 윤 당선인은 본투표 하루 전날인 세계여성의날에 '성범죄 처벌 강화·무고죄 처벌 강화', '여성가족부 폐지', '여성이 안전한 대한민국 성범죄와의 전쟁 선포' 등 여성들이 반발하는 반(反)성평등 공약을 한줄짜리 메시지로 묶어 올렸다. 출구조사 결과는 이에 대한 20대 여성들의 강한 반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은 멸공이란 단어 사용으로 색깔론 비판도 받았다. 
 
"당선인 제1의 과제는 국민통합"
 
실제로 통합과 협치 없이는 새 내각의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는 일부터 녹록치 않다. 정치 일정상 당선 후 곧바로 6월 지방선거 국면으로 접어드는 만큼 통합의 리더십은 필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 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선인의 제1과제는 국민통합"이라며 "이념과 젠더, 진영 갈등으로 여야가 너무 갈라져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통합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통합의 선행 조치로 개헌과 선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생 과제로는 부동산 안정화 정책이 시급한 문제로 꼽힌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수도권, 연령별로는 4050세대의 민심을 자극한 게 바로 부동산 문제였다. 현 정부에서 폭등한 부동산 가격으로 세대 간 갈등도 커졌다. 
 
윤 당선인이 이를 의식하고 부동산 민심을 파고든 전략은 주효했다. 윤 당선인은 유세 기간 내내 "고생해서 내 집 하나 번듯하게 내 이름으로 가지고 있어야 가족들한테 아버지로서 내세울 수도 있는데, 집하나 장만 못 한다면, 살맛이 나겠나. 일 할 맛도 안 난다. 남자든 여자든 결혼할 맛도 안 난다"며 "이게(부동산 문제가) 큰 사회의 병"이라고 정권 심판론에 불을 붙였다.
 
경제성장, 부동산 안정화, 대북정책…현안 산적
 
경제성장과 양극화 해소 등 경제 활성화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MBN이 대선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인 7~8일 이틀간 '대통령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시행해야 할 정책'을 조사해 9일 발표한 결과, 경제성장 22.2%, 부동산 안정 20.7%, 양극화 해소 8.3%로 '경제' 관련 정책 시행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과반을 차지했다. 그 뒤로 공정과 법치의 회복 16.0%, 코로나19 위기 극복 14.8%, 정치개혁 9.3%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14일 발표한 '차기 정부 경제정책 과제' 조사에서도 차기 정부의 1순위 과제로 '경제 활성화'(46.7%)를 꼽은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어 정치 개혁 30.1%, 사회통합 9.7%, 외교·남북관계 안정 8.0%, 문화 융성 1.2% 순이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북한의 연이은 무력시위 재개에 따른 남북관계 개선도 시급한 과제다. 북한 도발 대부분이 대미 협상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윤 당선인이 남북 대화와 안보·평화 이슈 등에 공을 들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박 평론가는 "차기 정부는 어떤 방식이든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으로 가야 한다"며 "남북 관계가 다시 냉전으로 돌아서면 우크라이나 사태처럼 한반도 정세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윤석열 당선인(사진=국민의힘)
 
윤 당선인은 여의도 정치 경험이 전무한 '0선 정치인'이다. 그런 만큼 계파·진영 논리에 매몰된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을 해소하고 정치적 비전을 제시해야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지고 있다 . 국회와 소통을 통해 정치권과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만 한다. 
 
윤 당선인의 승리 배경엔 '정권 심판론'이 작용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집값 폭등과 코로나 장기화로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을 비롯해 민생 경제가 날로 팍팍해졌다. 심각한 저출산·고령화 문제, 사회 불평등과 양극화, 세대와 남녀갈등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코로나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촉발된 경제·안보 위기, 미중 패권 경쟁 속 균형추 맞추기,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맞서는 안보 태세 구축 등 주요 현안은 쌓여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동시에 자신의 지지기반인 합리적인 보수도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하는 것은 당면 과제다.
 
윤 당선인이 극한 분열과 갈등을 고리를 대탕평으로 풀어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자신의 전공 분야인 고강도 사법개혁을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관심을 모은다. 앞서 윤 당선인은 검찰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내용의 검찰개혁안을 제시한 바 있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환멸은 '0선 정치신인'인 윤 당선인을 정치권으로 소환했다. 그리고 마침내 대권을 거머쥐는 한편의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등장도 파격적이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는 국민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충분했다.
 
한때 윤 당선인의 선대위를 총괄했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 '별의 순간'은 한 번밖에 안 온다"면서 "'별의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느냐에 따라 국가에 크게 기여할 수도, 못 할 수도 있다"고 자연인 윤석열의 결단을 촉구했다. 
 
'적폐청산의 칼잡이'에서 반문의 기수로, 제1 야당의 구원투수로, 정치 입문 1년 만에 20대 대통령이 된 윤 당선인은 별을 따냈다. 그리고 앞으로 5년, 그 별이 빛을 내기 위해선 눈 앞의 과제들을 풀어내야만 한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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