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울시가 차량용 전기 충전기를 상반기 중 1만2000기를, 올해 안에 총 2만1000기를 보급한다고 23일 밝혔다. 서울시는 앞으로 전기차 보급의 방향을 충전기 설치 지원을 확대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서울시는 ‘기후변화대응 종합계획’을 통해 2026년까지 전기차 충전기를 지금의 10배 이상 늘려 ‘생활권 5분 충전망’을 만들겠다고 한 바 있다. 집·직장·생활거점 어디에서든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도록 충전기를 현재 2만기에서 2026년까지 22만기로 10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에는 총 4만대의 전기차가 운행 중이다.
그러나 전기차 확대 정책에 비해 충전기가 부족하다는 문제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 2020년 서울시가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민들은 전기차 구매를 꺼리는 요인으로 ‘충전소 부족’을 가장 많이 꼽았다. 올해 1월 실제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도 ‘충전기 부족’(62%)이 가장 불편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충전기가 많이 설치돼 있는 장소와 충전 수요가 높은 지역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도 있다"며 "전기차 이용자 중 절반 이상이 주거지 인근에서 충전을 하는데, 현재 대부분의 충전기가 공공·상업시설 위주로 설치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전기차 충전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장소별 맞춤형 충전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아파트 단지에는 휴대폰처럼 상시 충전 가능한 완속 콘센트형(2만1000기) 충전기를, 단독·다가구 밀집지대처럼 주차 공간 확보가 어려운 곳은 볼라드형·가로등형 충전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공공시설이나 전기차 충전소·주유소 부지에는 먼 거리를 이동하거나 일정이 바쁜 시민을 위한 급속·초급속 충전기를 배치한다.
콘센트형 충전기는 기존 전기차 충전시설과 달리 관로공사 없이 기존 콘센트를 IoT 기반 콘센트로 교체만 하면 되기 때문에 설치가 간편하고, 별도 전기차충전기 설치면적 확보가 필요없어 주차공간 부족으로 인한 주민갈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로등형 급속충전기는 한 시간 만에 전기차 완충이 가능해 휴식 시간 중 급속충전을 해야 하는 전기차 이용자나 택시, 화물기사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날 오 시장은 콘센트형 충전기가 설치된 마포자이 2차아파트 지하주차장과 마포용강1공영 노상주차장과 가로등형 급속충전기 설치현장을 찾아 현황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충전시설 때문에 전기차 구매하는 것을 망설인다는 분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며 “보조금 지급보다 더 중요한 것이 충전시설의 확충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빠른 속도로 정책적인 변화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3일 마포구 마포자이 2차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콘센트형 충전기로 전기차 충전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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