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전 회장, 징역 2년 6개월…조대식 의장은 무죄(종합)
횡령·배임액 2235억 중 580억만 유죄…법정 구속 면해
SKC의 SK텔레시스 936억 유증 배임 혐의 ‘무죄’
입력 : 2022-01-27 17:37:15 수정 : 2022-01-27 17:37:15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2235억원 규모의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유영근)는 27일 오후 특정경제범죄법상 횡령·배임·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신원 전 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최 전 회장의 도주·증거 인멸 우려는 없다며 법정 구속하지 않았다.
 
함께 기소된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조경목 SK에너지 대표이사, 최태은 SKC 전 경영지원본부장, 안승윤 SK텔레시스 대표는 모두 무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최 전 회장 개인) 골프장 사업을 위해 SK텔레시스 자금 155억원을 사실상 최 전 회장의 개인 회사에 아무런 담보도 제공받지 않고 채권 회수를 위한 방안도 취하지 않은 채 만연히 대여했다”며 “(이로 인해 SK텔레시스는) 오랜 기간 동안 변제받지 못하다가 원금 정도만을 7년 이상 지난 후 회수했고, 이자 상당액은 10년 이상 지나 수사가 개시된 후 최 전 회장 개인으로부터 비로소 변제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또 “최 전 회장은 자신이 납입해야 할 유상증자 대금,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매도로 인해 발생한 양도소득세, 자신이 대출받은 채무 상환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SK텔레시스 자금을 횡령했고, 그 금액이 280억원에 이른다”고 했다.
 
이어 “최 전 회장은 실질적으로 지배했던 피해 회사들에 자신의 친인척, 사회단체 임직원 등을 임직원으로 등재한 뒤 그들이 회사 업무를 하지 않았음에도 피해회사들로 하여금 급여와 사무실 임차료 등을 지급하게 했고, SK네트웍스 소유의 워커힐호텔 빌라에 거주하면서 객실료, 각종 행사비용 등을 피해 회사로 하여금 지급하게 했는데 그 금액의 합계가 150억원에 달한다”며 “이는 최 전 회장이 지속적으로 피해 회사들의 재산을 마치 자신의 소유인 것처럼 사용하고 처분한 것으로 그 금액이나 상습성 등에 비춰 엄히 처벌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최 전 회장이 SK텔레시스의 부도를 막기 위하여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보이고, 횡령한 직후부터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처분하여 일부 금원을 반환하기 시작해 비교적 단기간에 횡령 금액 전액을 상환했으므로 그 경위와 범행 후 정황을 참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친인척에 대한 급여 부분도 수사 단계에서부터 전액 피해 회사들에 변제 또는 공탁하는 등 총 250억원 가량을 반환했다는 점을 고려했다.
 
특히 총 936억원 규모로 진행된 SKC의 SK텔레시스 유상증자 참여 관련 배임 혐의에 대해서는 “SK텔레시스가 SKC의 자회사고, SK텔레시스의 이익과 SKC의 이익은 상호 연계돼 있어 부도 위기에 처한 SK텔레시스에 자금을 투입해 회생시킬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 여부는 이사회에서 정당한 의사결정이 이뤄졌다면 이는 온전히 경영판단의 영역”이라며 “이사회의 의사결정이 왜곡됐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현저히 부족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SK텔레시스에 대한 유상증자가 성공한 투자였는지 여부에 관해서는 향후 경영상의 판단이 이뤄질 영역”이라며 “적어도 이 사건에서 각 유상증자 당시 피고인들의 임무위배행위, SKC에 대한 손해 발생, 피고인들의 배임의 고의 등 피고인들에게 배임의 죄책을 물을 만한 모든 요건을 인정하기에는 증거가 역시 현저히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최 전 회장이 받는 총 10가지 혐의 중 △2011년·2012년·2015년 SKC의 총 936억원 규모 SK텔레시스 유상증자 참여 관련 특경법상 배임 혐의를 비롯해 △에이앤티에스의 유빈스 인수 관련 특경법상 배임 △KoFC 펀드에 대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관련 특경법상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LOC(투자확약서) 발급 관련 특경법상 배임 등 6가지 혐의가 무죄로 나왔다.
 
△SK텔레시스의 앤츠개발(최 전 회장의 개인 골프장 사업)에 대한 155억원 대여 관련 특경법상 배임 △SK텔레시스 자금을 개인 유상증자 대금 등으로 사용한 특경법상 횡령 △허위급여 지급 및 개인 워커힐호텔 빌라 사용료 지급 등 관련 특경법상 횡령 △외국환거래법위반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 4가지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 판단이 내려졌다. 횡령·배임액 2235억 중 580억원 가량만 유죄로 인정된 것이다.
 
최 전 회장은 2009년부터 2020년까지 개인 골프장 사업(엔츠개발)을 추진하면서 가족·친인척에 허위 급여 지급,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 지원 등 명목으로 네트웍스와 SKC, SK텔레시스 등 6곳 계열사로부터 2235억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지난해 3월 구속 기소됐다.
 
또 2012년 10월 SK텔레시스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개인 자금으로 유상증자 대금을 납입한 것처럼 속여 KoFC 펀드가 275억원 상당의 BW를 인수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직원 명의로 수년에 걸쳐 140만달러(약 16억원) 상당을 차명으로 환전한 뒤 80만달러(약 9억원) 상당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해외로 반출한 혐의도 있다.
 
‘SK그룹 2인자’로 불리는 조 의장은 최 전 회장과 공모해 부도 위기에 처한 SK텔레시스의 2012년과 2015년 두 차례 유상증자에 SKC가 각 199억원, 700억원 총 900억원 가량을 투자하도록 해 그만큼 SKC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최 전 회장은 지난해 9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날 1심 판결이 끝난 후 최 전 회장 측은 입장문을 내고 “판결문이 송달되면 변호인과 상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 의장은 이날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법적 리스크를 해소해 의장직을 유지하게 됐다.
2235억 횡령·배임 혐의를 받는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이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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