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단순 변비인 줄 알았는데 수술이라니
변비·구토 잦으면 선천성 거대결장증 의심
입력 : 2021-12-01 06:00:00 수정 : 2021-12-01 06:00:00
사진/고대안산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신생아나 영유아가 변비나 구토 증상을 심하게 보일 경우 선천성 거대결장증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온다.
 
선천성 거대결장증은 히르쉬스프룽병(Hirschsprung’s disease)으로도 불린다. 선천적으로 장운동이 원활하지 않아 항문 쪽으로 대변을 밀어내지 못해 변비, 구토, 복부팽창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장은 수축과 이완 운동을 통해 음식물을 이동시키는데, 장의 운동에 관여하는 것이 장관신경절세포다. 태아기에 신경의 토대가 되는 세포가 입 부근에서부터 소장, 대장 등을 지나 항문 쪽으로 이동하면서 각 기관의 순서에 따라 장의 말단 부위까지 장관신경절세포가 만들어진다. 어떤 이유로 인해 특정 부위에서 세포의 형성이 중단되면 장관신경절세포가 없는 무신경절이 생긴다. 이 무신경절의 약 80%가 주로 대장의 끝 부분인 결장에서 나타난다.
 
신경절세포가 정상적으로 분포된 부분에서는 음식물이 잘 이동하다가도 장운동을 하지 못하는 무신경절에 다다르면 더 이상 이동하지 못하고 정체돼 계속 쌓이게 된다. 배출이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부위의 상부 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거대결장의 증상을 유발하는 것이다.
 
선천성 거대결장증은 5000명 중 1명꼴로 발병한다. 태어나기 전에는 특별한 문제를 찾지 못하다가 출생 후 장운동이 시작되면서 증세가 나타나게 되는데, 보통 24시간 이내에 태변이 배출되지 않거나 구토와 함께 복부가 팽창하게 되면 선천성 거대결장증을 의심하게 된다. 또 출생 직후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생후 3개월 전후에 지속적인 변비, 녹색의 구토, 복부불편감 등의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장관신경절세포가 없는 병변 부위가 짧은 경우 신생아 때에는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2~3세가 돼서야 나타날 수도 있다. 변비 증상이 경미하다면 적은 횟수라도 대변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심한 변비로 치부해 병을 키울 수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가스와 변 등이 장에 지속적으로 쌓여 세균 증식과 함께 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하면 패혈증으로까지 진행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선천성 거대결장증이 의심될 때에는 복부 X-선 검사, 대장조영술 등을 통해 소장과 대장의 상태를 확인한다. 만약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있는 부위가 확인이 된다면 직장조직검사를 실시한다. 항문을 통해서 직장 부위에서 조직을 일부 채취해 신경절세포의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 방법으로, 만약 해당 부위에 신경절세포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이 선천성 거대결장증을 확진할 수 있다.
 
선천성 거대결장증 치료에는 수술이 필수적이다. 장관신경절세포가 없는 병변의 위치와 길이 및 환자의 상태 등을 고려해 수술이 시행된다. 무신경절의 위치가 결장에 위치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보통 한 번의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무신경절의 위치가 결장이 아니라 그보다 위쪽에 위치한다면 수술이 좀 더 복잡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두 번 이상의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선천성 거대결장증은 수술도 중요하지만 수술 후에 배변장애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수술로 완치됐더라도 변지림이나 변비가 비교적 잘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채연 고려대안산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변비는 흔한 배변장애이기 때문에 아이가 지속적인 변비 증상을 보이더라도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라며 "만약 변비와 함께 복부팽만, 구토, 심한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소아외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천성 거대결장증은 완치가 가능한 병이고, 수술 예후는 매우 좋은 편"이라며 "태변 배출이 늦었고, 평소에 배가 많이 부른 1살 미만의 영아나 심한 변비가 있는 2~3살의 유아가 있다면 한 번쯤은 이 병에 대해서 의심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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