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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곧 현대사'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문학평론가에서 친일청산 운동가로
'문학인 간첩단 사건·남민전' 주인공
박정희 정권, 국보법 위반으로 18년간 시민권 박탈
2021-11-23 06:00:00 2021-11-23 07:13:12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문학평론가·유신시대·친일청산…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을 표현할 수 있는 대표적인 단어다.
 
1941년 경상북도 의성에서 태어난 그는 1961년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한 뒤 줄곧 문학인으로 살아왔다. 1966년 현대문학 3월호에 ‘장용학론−아나키스트의 환가’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문학평론가의 길로 들어섰다.
 
문학과 역사는 떼어놓을 수 없다는 그는, 자신의 삶이 곧 ‘현대사’라고 정의한다. 80년의 세월 동안 식민지 시대, 해방과 분단, 독재와 항쟁을 끝없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1946년 대구 시민 항쟁에 아버지와 삼촌들이 참여하는 것을 보며 ‘시대가 자신을 만들었다’고 회고한다.
 
특히 그는 ‘문학인 간첩단 사건’과 ‘남조선 민족 해방 전선 준비위원회(남민전)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가 두 번의 수감생활을 한 원인이기도 하다.
 
문학인 간첩단 사건은 그가 1974년 중앙대에서 강사 생활을 하던 시절 일본의 반 군사적 잡지에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의 글을 썼다는 죄목으로 연루된 일화다. 이후 보안사령부에서 조사를 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그 후 18년 동안 국가보안법에 의해 시민권을 박탈 당한 채 살았다.
 
1979년에는 ‘박 대통령 시절의 최대 공안사건’으로 불리는 남민전 사건에 연루돼 또 한차례 옥고를 겪었다. 이 사건은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에 항거하기 위한 민주화운동의 일환”이라는 취지에서 발생했다. 이후 임 소장은 이 사건을 통해 민주화 운동 관련자로 인정 받았다.
 
그동안 문학과 역사에 대한 숱한 저서를 낸 임 소장은 최근 발간한 ‘문학의 길 역사의 광장’을 통해 다시 한 번 치열한 민족의식에 대해 얘기했다. 문학평론가 유성호와 대담 형식으로 풀어낸 책에는 “나는 문학으로 역사를 성찰하고 역사를 문학으로 조명한다”는 임 소장의 굳은 철학이 담겨 있다.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 소장. 사진/민족문제연구소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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