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조이자 리스크 큰 중기 대출 월 5조 증가
은행 중기대출 연 증가율 가계대출 대비 3.5%P 높아… 이자수익 줄어도 정부 방침 따라
입력 : 2021-09-23 14:29:14 수정 : 2021-09-23 14:29:14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정부 규제로 가계대출이 위축되자 은행들이 리스크가 더 큰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잔액을 월 5조원씩 늘렸다. 급증한 중소기업 대출에 비춰 코로나19발 경제 연착륙을 위해 유동성 공급을 멈추겠다는 정부의 말은 가계에만 적용하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최근 들어 꿈틀하고 있다. 
 
23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이 8월말까지 취급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35조7961억원으로 지난해말 497조2926억원 대비 38조5035억원(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잔액은 698조8149억원으로 지난해말(670조1539억원) 대비 28조6610억원(4.2%)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은 가계대출 대비 3.5%p 높은 데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에게 주문한 가계대출 잔액 연간 증가치(5~6%)를 이미 넘어섰다.
 
특히 기업대출은 올 들어 증가 속도가 더 붙었다. 월 평균 증가액은 4조8129억원으로 코로나 대출 공급이 본격화한 작년 하반기 월 증가액(3조9563억원)보다 8566억원 늘었다. 델타변이 확산으로 코로나 4차 대유행이 시작한 7월 직전까지도 월 평균 4조5163억원씩 잔액이 불어났다. 
 
가계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은행의 상반된 모습은 정부 정책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중소기업 대출로 눈길을 돌린 셈이다. 금리만 놓고 보더라도 은행연합회 공시 기준 5대 은행의 8월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356%로 연초 대비 0.30%p 올랐으나,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 금리(보증서 대출)는 2.108%로 0.30%p 내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과 달리 중소기업 대출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 정부 유동성 정책에 따라 지원 성격이 작용한 측면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자 비용도 벌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절반인 상황에서 가계와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다른 규제 적용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중소기업 대출의 연체율은 최근 들어 상승했다. 금융감독원이 이달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과 중소법인의 연체율은 7월말 0.34%, 0.46%로 6월말 대비 각각 0.03%p, 0.04%p씩 올랐다. 
 
금융당국이 지난주 세 번째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코로나19 금융지원 프로그램' 연장을 결정한 만큼 숨은 부실이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 내년 3월 이후 부실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대선을 앞두고 한 차례 더 상환유예 조치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당초 은행들은 부실이 한꺼번에 몰릴까 우려해 2000억원 규모의 이자상환 유예라도 종료되길 바랐으나 이마저도 연장됐다. 시장은 이자 규모에 비춰 5조원 이상의 원금이 부실 판단에서 미뤄지고 있다고 보고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대선을 앞뒀기에 코로나대출 연장은 내부에서도 예상했던 부분"이라면서도 "기준금리 인상 등 중소기업 차주 부담도 가계와 마찬가지로 증가할 것이기에 상환부담을 줄이기 위한 자체 연착륙 방안과 경영 지원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표/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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