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지 하루 만에 국회 의원실을 비우는 등 사퇴 수순을 밟고 있다. 당 지도부가 만류에 돌입한 가운데 일부에서는 국회 절차 등을 감안하면 현실화 가능성은 전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는 9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사람을 보내 집기류 정리를 지시했다. 의원실 관계자는 "오늘 안으로 사무실을 정리할 예정"이라며 "이 후보의 짐 상당 부분을 정리했다"라고 말했다. 이날 의원실은 문서 폐기 등 분주한 모습을 연출했다. 의원실 관계자들은 굳은 표정으로 사무실 정리에 집중했다.
이낙연 캠프는 의원실 보좌진 면직 건과 관련해 "이 후보의 사직서에 대한 입장에 뜻을 모아 면직에 동의해줬다"며 "당일 면직 처리는 어렵고, 민보협 권고를 참고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캠프 관계자는 "당일 사직서를 처리할 예정이었지만, 민보협 권고에 따라 일정이 미뤄졌다"고 했다. 현재 의원실은 오는 13일까지 전원 면직 처리를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당 지도부는 이 후보의 사퇴를 끝까지 만류하겠다는 방침이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 후보의 정권재창출에 대한 충정, 대선후보로서의 결의 등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향후 우리가 원팀을 이루는 게 중요한 만큼 사퇴를 만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이 후보에게 전화해 만류에 나선 데 이어 조만간 이 후보를 만나 재고를 요청할 예정이다.
이낙연 캠프는 의원 사직 처리를 위한 의사일정은 진행해 달라는 입장이다. 이낙연 캠프의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정권재창출을 위한 이 후보의 진정과 의지는 그 무엇으로도 꺾을 수 없다"며 "당 지도부는 의원 사직서 처리를 위한 의사일정을 신속히 진행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다른 경쟁 후보 캠프들의 경우, 이 후보의 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진은 이해되지만 국회 원 구성과 실제 사직서 처리를 위한 의사일정 등의 절차 등을 감안하면 "개헌보다 어렵다"며 "이쯤에서 그만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관계자들이 짐 정리를 위해 상자더미를 가지고 이낙연 의원실로 들어서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의원은 전날 대선 승리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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