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전규안의 회계로 세상보기)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 10년의 회고
입력 : 2021-08-20 08:30:00 수정 : 2021-08-20 08:30:00
이 기사는 2021년 08월 17일 14:4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올해는 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 10년이 되는 해다. 우리나라는 2007년 3월 국제회계기준 도입 로드맵을 발표하고, 2011년부터 주권상장법인과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국제회계기준을 의무적으로 도입했다. 국제회계기준은 원칙중심의 회계, 공정가치 평가, 연결재무제표를 주 재무제표로 하는 것 등을 주된 특징으로 한다. 
 
국제회계기준의 도입 성과에 대해서는 여러 논란이 있다. 이러한 논란에 앞서 국제회계기준의 도입 시점으로 돌아가서 생각해 보자.
 
2007년 국제회계기준의 도입 배경은 “우리나라의 회계처리기준이 국제회계기준과 달라 외국인 등이 한국기업의 회계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한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는 적절한 지적이었고, 국제회계기준 도입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회계기준을 불신하여 우리나라 기업의 재무제표를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국제회계기준 도입 전 우리나라 회계기준의 문제점의 예를 들어 보자. 외화부채가 있는 기업은 환율이 상승하는 경우, 기말에 환율상승분을 비용(외화환산손실)으로 인식하고 동일한 금액만큼 외화부채를 증가시키는 것이 정상적인 회계처리다. 그런데 환율상승분을 비용으로 인식하면 많은 기업에서 손실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여 과거 우리나라 회계기준에서는 비용 대신에 자산으로 인식하도록 한 적이 있었다. 이로 인해 환율상승으로 기업의 부담이 증가하였는데, 오히려 자산이 증가하여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를 알게 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의 회계기준을 신뢰할 수 없게 되었고, 이는 코리아디스카운트(Korea Discount)의 한 원인이 되었다. 국제회계기준의 도입으로 이러한 우려는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당시 국제회계기준의 도입 취지는 (1)우리나라도 세계적인 회계기준 단일화 추세에 적극 대응하고, (2)국제회계기준을 사용함으로써 회계에 대한 대내외 신뢰도가 제고되어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고, (3)연결재무제표를 주재무제표화하여 투자자 등에게 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시정보의 국제 정합성을 제고하고, (4)외국증권시장에 상장된 글로벌 기업의 경우에 국내에서 사용하는 재무제표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이중으로 회계장부를 작성하는 부담이 없어지는 것 등이었다. 이러한 도입 취지는 대부분 달성되었다. 다만, 코리아디스카운트가 얼마나 줄어들었는지는 객관적으로 측정하기 어려우나 최소한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만은 분명하다. 
 
반대로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국제회계기준 도입 시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과 회계기준의 복잡성으로 인해 실무에서 혼란이 증가했다는 비판도 있다. 무엇보다도 원칙 중심의 회계기준은 관습법 중심의 유럽에서 발달한 것이므로 성문법 중심의 우리나라에서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국제회계기준 도입 전에는 하나의 회계처리만 정답으로 존재하므로 그 회계처리를 하면 감독당국의 감리에서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원칙중심의 국제회계기준에서는 기업의 경제적 실질을 반영하기 위한 명확한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있고, 각 기업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므로 복수의 정답이 존재할 수도 있다. 기업이 국제회계기준에 부합한다고 판단한 회계처리를 했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감독당국이 이를 문제 삼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분식회계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기업이 선택한 회계처리에 대하여 나중에 감독당국이 분식회계로 지적할 가능성 때문에 불안해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국제회계기준 도입 10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국제회계기준 도입의 타당성을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국제회계기준의 도입의 여러 성과가 있고, 다시 국제회계기준 도입 전으로 돌아가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은 국제회계기준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도입 당시의 취지를 잘 살리되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이를 위해 기업의 회계처리 능력 제고, 외부감사인의 감사품질 제고, 감독당국의 유연한 회계감독, 국제회계기준에 맞는 회계교육의 실시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국제회계기준 도입 10년을 맞이하여 국제회계기준 도입 당시의 취지를 다시금 돌아보고,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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