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9160원…노사 퇴장 '440원' 인상 결정(종합)
올해보다 5.1% 올라…월급 181만4440원
공익위원안 표결…성장률·물가·취업자수 종합 고려
민주노총 4인, 사용자위원 전원 반발 후 퇴장
문 정부 평균 인상률 7.2%…박근혜 정부보다 낮아
입력 : 2021-07-13 01:41:53 수정 : 2021-07-13 03:01:12
[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급 기준 916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보다 9만1960원 오른 191만4440원이 노동자들의 최저 월급인 셈이다.
 
소정 근로시간 주 40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한 월 노동시간 209시간을 적용한 결과로 임금 인상 대상은 최대 355만명으로 추산된다.
 
특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 한 문재인 정부의 평균 인상률은 7.2%로 박근혜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률(7.42)보다 낮은 수준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9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종 9160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8720원)보다 440원(5.1%) 인상한 금액이다.
 
올해 4%대 경제성장률 전망과 고용 임금격차 해소가 시급하다는 점이 주요 인상 근거다.
 
최저임금위에 따르면 내년도 최저임금을 월급으로 환산한 금액은 191만4440원이다. 내년도 최저임금 월 환산액은 올해 182만2480원보다 9만1960원 많다.
 
공익위원 측은 최저임금 인상 근거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소비자물가상승률, 취업자 증가율을 제시했다.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망한 올해 평균 경제성장률 4.0%, 물가상승률 1.8%를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 0.7%를 뺀 5.1%를 결정했다.
 
노동력공급이 증가하게 되면 임금이 하향조정되는 가능성이 높아 취업자 증가율을 감한 것이다. 앞서 2007년, 2008년에도 이러한 산식을 이용해 최저임금을 결정한 바 있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은 최저임금위원회 의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2년 동안 최저임금이 다소 현실적인 여건으로 낮게 책정됐고 국민 열망을 충분히 수용하지 못했다"며 "올해부터는 최저임금을 정상적인 여건에 맞게 운영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상 취지를 설명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코로나19 사태로 생계 위기에 놓인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는 게 급선무라는 노동계와 기업의 경영난을 덜어주는 게 우선이라는 경영계가 맞서 입장 조율에 난항을 겪었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내년도 최저임금의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한 1만원(16.4% 인상)과 8410원(2.1% 삭감)은 양측의 현격한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노동계가 1만원, 경영계 8000원으로 3차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간극이 1150원에 달하자, 공익위원들은 심의 촉진 구간으로 9030~9300원(3.56~6.7%)를 제시했다. 
 
이에 회의에 참석한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은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심의 촉진 구간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이후 공익위원이 단일안으로  9160원 제시하자, 사용자위원 9인 전원이 표결에 기권한 뒤 퇴장했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모두 2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총 2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13표, 기권 10표로 채택됐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했으나 2018~2019년 두 차례에 걸쳐 두 자릿수 인상을 단행한 뒤 '속도 조절' 몰이에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이후 2020년 2.87%, 2021년 1.5%에 그첬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률 1.5%는 국내 최저임금제도를 처음 시행한 1988년 이후 3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까지 최저임금 인상률이 가장 낮은 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2.7%)이었다.
 
문재인 정부 기간 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은 7.2%로 박근혜 정부 4년간 평균 7.42%의 인상률보다 낮은 수준이다.
 
공익위원 간사를 맡고 있는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이전 정부보다 높게 해야 한다는 점을 공익위원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앞으로의 경제전망과 노동자의 삶과 질, 소상공인 중소기업 경영자들의 어려움을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최저임금위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와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를 토대로 내년도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노동자 규모와 그 비율을 추정한 결과 내년도 최대 355만명이 최저임금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내년도 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노동자는 현재 임금 수준이 시급 기준으로 9160원에 못 미쳐 내년에 임금을 올려야 하는 노동자를 가리킨다. 
 
사용자위원 측은 퇴장 후 기자들과 만나 "이의신청인 남아있는데 이를 준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저희들이 주장하는 논리를 충실하게 담아서 노동부 장관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장기적으로는 제도 개편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이의 기간을 거쳐 8월 5일 고시될 예정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9차 전원회의를 진행한 끝에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종 9160원으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회의 종료 후 퇴장하는 박준식 위원장.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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