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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문제'라더니…국토부 코나 화재 조사 어떻게 하나
국토부·KATRI, 지난 2월 코나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 셀 결함 지목
18일 충남 보령 화재 차량 결함 시정 뒤 판매된 차량…리콜 대상 아냐
KATRI "화재 재현 실험 중…원인 규명 상당한 시간 소요 예상"
2021-06-24 16:42:11 2021-06-24 16:42:11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현대차(005380)의 코나 전기차(EV)에서 또 다시 불이 나 국토교통부가 원인 조사에 들어갔지만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국토부가 화재 원인으로 LG에너지솔루션(LGES, 분사 전 LG화학(051910)) 배터리 셀 제조 불량을 지목해 자발적 결함시정(리콜)이 진행 중인 가운데 화재가 난 차량이 리콜 대상과는 무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국토부 지시로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이 원인 조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8일 충남 보령의 한 펜션에 주차해 둔 코나 EV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보령소방서
 
24일 업계와 국토부에 따르면 KATRI의 '코나EV 화재조사 태스크포스(TF)'는 지난 18일 충남 보령의 한 펜션 앞에 주차된 코나 EV 화재 건과 관련한 원인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화재는 코나EV 차량 하부에 위치한 배터리에서 시작됐고 폭발하듯 연소하는 고전압 리튬이온 배터리 특유의 화재 양상을 보였다.  
 
국토부 자동차정책과 관계자는 "KATRI에 지시를 내렸고 KATRI가 화재 재현 실험 등을 통해 지난 3월에 시행했던 리콜에 대한 적정성 검토를 계속 하고 있는 중으로 최근에 발생한 화재 건도 이 연장선에서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차량의 경우 현대차의 리콜 대상 차량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2월24일 국토부는 현대차의 리콜 조치와 관련해 LGES의 중국 남경공장에서 초기 생산(2017년9월~2019년7월)된 고전압 배터리 중 일부에서 셀 제조 불량(음극탭 접힘)으로 인한 내부합선으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배터리 문제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지목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차량의 경우 국토부가 지목한 배터리 셀의 기술적 결함을 시정한 뒤 판매된 차량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국토부가 제시한 원인으로는 설명이 안되는 사례로 당시 조사의 허점이 드러난 셈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월 24일 발표한 KATRI와 관련 전문가 합동조사 중간 결과 발표.자료/국토교통부
 
 
앞서 본지는 지난 3월5일 '오류투성이 국토부 보고서…용어도 모르는 코나 화재조사 TF'(관련기사 www.newstomato.com/ReadNews.aspx)보도를 통해 국토부 중간 발표의 허점을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이차전지 전문가 대다수는 국토부가 지목한 화재 원인으로 화재가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코나 화재 조사 TF가 음극탭이 접힌 불량 유형 셀을 제작한 뒤 수차례 진행한 화재 재현실험에서는 단 한건의 화재도 발생하지 않았다. 배터리 셀의 구조적 불량이 왜 화재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설명이 없는 반쪽 자리 결론이었던 것이다.  
 
국토부 발표 이후 LGES은 "국토부가 리콜 사유로 언급한 음극탭 접힘은 재현실험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직접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며 "중국 남경 현대차 전용 생산라인의 양산 초기 문제로 이미 개선사항은 적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LGES은 지난 2019년 7월부터 남경 공장에서 생산하는 셀에 양극 단자부 절연코팅을 적용한 개선품을 납품 중이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이번 화재 건을 통해 지난 2월 국토부가 밝힌 원인 분석은 틀렸다는 게 설명이 된다"면서 "LG에너지솔루션이 양극 단자부 절연코팅을 셀을 적용하도록 한 조치로 분명 개선되는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나 화재를 잡을 정도로 충분한 조치였는가에 대해서는 부족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KATRI는 화재 원인을 밝히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KATRI 관계자는 "기존 화재 재현 시험을 계속 진행 중이고 지난 2월 언급했던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충전맵 로직 오적용과 관련해서도 계속 검토 중에 있다"면서 "보령 화재 건의 경우 3차까지 조사가 진행됐지만 대부분 전소가 진행돼서 원인 분석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코나 화재 조사 TF는 KATRI 내부위원 13명과 외부위원 3명(교수 2명, 소방사 1명)으로 구성돼있다. 
 
한편 국내에 이어 지난 23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지역에 정차된 코나 EV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해당 차량은 주차된 상태였지만 충전 중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오슬로 현지 경찰 관계자는 "전기차 화재 사고가 접수돼 긴급 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해 있는 상태"라며 "지금도 타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연기가 나고 있고 화재 원인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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