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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급등 스팩, 거래소 감시에도 과열 지속
전문가 "단타 노리는 투자자 스팩으로, 투자유의해야"
2021-06-22 06:00:00 2021-06-22 0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서류상 회사인 스팩(SPAC)의 이상급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관련 종목에 대한 불공정거래가 있는지 집중감시에 들어갔지만 한번 과열된 스팩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도 합병 대상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스팩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머스트스팩5호(380320)는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878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7일 시초가(4000원)를 기록한 이후 사흘 만에 수익률은 100%를 넘어섰다. 삼성스팩4호는 전거래일 보다 0.99%(100원) 오른 1만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1만1850원까지 치솟은 이후 오후 들어 상승 폭을 줄였다. 
 
삼성스팩2호가 엔피와의 합병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하자 투자 대상이 삼성스팩4호, 삼성머스트스팩5호 등 관련 스팩주로 번지는 모양새다.
 
스팩(SPAC)은 비상장기업의 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회사다. 상장 후 2년 6개월 안에 합병 대상 기업을 찾아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해야 하며, 실패하면 1개월간 관리 종목으로 지정됐다가 상장폐지 된다. 스팩은 상장하지 않은 기업 입장에서 일반투자자 청약 등 복잡한 절차를 건너뛰고 공모금액을 미리 확보할 수 있어 장점으로 꼽힌다.
 
앞서 삼성스팩2호는 지난달 메타버스 관련 기업인 엔피와의 합병 상장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엔피는 평창올림픽 개폐회식을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 행사를 수주하며 국내 전시행사를 대행하는 기업이다. 2019년 12월 CG·VFX 기반 미디어콘텐츠 제작 전문업체인 위지윅스튜디오가 경영권을 인수했다.
 
지난 5월까지 3000원을 밑돌던 삼성스팩2호는 합병 소식에 주가는 3배 넘게 오르며 9650원(52주 신고가, 6월18일)까지 치솟았다.
 
IPO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관련 기업인 자이언트스텝이 상장 이후 5배 가량 상승하면서 그 대안으로 스팩이 떠오르고 있다”면서 “단타를 노리는 투자자들이 스팩으로 몰려가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자이언트스텝은 시각효과(VFX) 및 크리에이티브 테크 전문 기업이다.
 
전문가들은 스팩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스팩이 정상적인 상장 절차가 안되는 기업들이 선택하는 우회상장 수단인 만큼 실제 해당 기업의 펀더멘탈과는 괴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업성이 좋은 기업을 인수할 경우 효과적인 투자가 될 수 있는 반면 수년간 현금 흐름을 창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도 스팩을 통해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다”면서 “닷컴 버블과 유사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어 경계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도 이상급등 현상을 나타내는 스팩에 대한 집중 단속에 들어갔다. 미공개정보이용을 했거나 시세조종, 불공정거래가 있는지 여부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가가 단기 급등한 이후 다시 급락하거나 합병이 실패할 경우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기획 감시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현재 불공정거래가 있는 지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으며 심층 조사결과를 감독, 수사기관에 통보하겠다”고 말했다.
 
스팩이 이상급등 현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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