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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코인발행사만 봉" 업비트, 25종 무더기 유의종목 지정에 '패닉'
2021-06-13 10:07:48 2021-06-13 23:35:32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가 자사 거래소에 올라온 암호화폐에 대해 대규모 투자 유의종목을 지정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 
 
개정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른 사업자 신고를 위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의 현장 컨설팅을 앞두고 미리 '코인 정리'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업비트 거래소. 사진/뉴시스
 
최근 업비트는 지난 11일 오후 5시30분 공지사항을 통해 코모도 등 25개 암호화폐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페이코인 등 5개 종목은 원화 거래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이번에 지정된 것은 △코모도 △애드엑스 △엘비알와이크레딧 △이그니스 △디마켓 △아인스타이늄 △트웰브쉽스 △람다 △엔도르 △픽셀 △피카 △레드코인 △링엑스 △바이트토큰 △아이텀 △시스코인 △베이직 △엔엑스티 △비에프토큰 △뉴클리어비전 △퓨전 △플리안 △리피오크레딧네트워크 △프로피 △아라곤 등이다.
 
유의 종목 지정은 암호화폐 상장 폐지의 전 단계로 일주일동안 검토를 한 후 지원종료 여부를 정한다. 문제가 없다면 거래가 재개될 수도 있지만 다수가 상장폐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업비트의 경우 잡코인·김치코인 등 알트코인에 투자한 투자자들 비중이 높은 만큼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25개의 유의 종목 중 절반 이상은 국내 프로젝트에 해당돼 불만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당시 업비트는 투자 유의 종목 지정 이유에 대해 “팀 역량 및 사업, 정보 공개 및 커뮤니케이션, 기술 역량, 글로벌 유동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내부 기준에 미달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업비트의 공지는 갑작스럽게 이뤄져 더욱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총 30개 암호화폐에 대한 조치가 11일 오후 5시30분경 발표됐다. 시장에서는 11일 오후 6시가 금융 당국에 신고서 수리 컨설팅 신청 데드라인이었는데, 업비트가 그 직전에 잡코인을 정리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내 한 투자자는 "수수료 이벤트까지 해서 투자자들 유치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 마음대로 유의종목으로 지정해 상폐시키려고 한다"면서 "수수료로 실적 잔치하면서 거래소가 다 챙길건 다 챙기고 먹튀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투자자는 "투자자보호를 위한다면 거래소들의 시세조종, 허위 공시 등 문제부터 제재를 강하게 문제삼고 잡아야하는데, 오히려 거래소들이 먼저 눈치보고 대거 유의종목으로 지정해 피해자들을 더 많이 양산했다"고 한숨지었다.
 
암호화폐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거래소들이 우회적으로 상장피(상장을 위해 거래소에 지불하는 금액)를 받는일이 허다하고, 이면 계약을 하거나, 마케팅용으로 코인을 대신 받기도 한다"면서 "발행사들과도 충분히 사전에 협의를 통해 신중하게 결정해야할 문제인데 갑작스럽게 대거 김치코인 중심으로 유의종목을 정해 충격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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