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법관은 지시 아니라는데" vs "종용으로 볼수밖에 없어"
윤호중 법사위원장, 임성근 전 부장판사 출석
윤 "바른 판결 믿음 위에 사법권 존재" 탄핵 실익 강조
임 "선배 법관으로서 할 일" 재판독립 침해 부인
입력 : 2021-06-10 19:11:39 수정 : 2021-06-10 19:11:39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법관 최초 탄핵심판 대상이 된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법정에 나타나 억울함을 호소했다. 국회 측과는 탄핵심판의 파면 요건과 재판 독립권 침해 여부를 두고 재차 부딪혔다.
 
윤호중 "공정한 사법권 계기" 임성근 "재판 독립 아냐"
 
헌재는 10일 이 전 부장판사의 첫 탄핵심판 변론기일을 열고 양측 의견을 들었다. 이날 기일에는 탄핵심판 청구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피청구인 임 전 부장판사가 출석해 입장을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국민들은 법관이 사법과 독립의 원칙 하에 바른 판결을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그 믿음 위에 사법권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법관 한 사람의 잘못을 따지는 데 그치지 않고 정의롭고 공정하게 국민이 부여한 사법권을 수행하도록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 전 부장판사가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박근혜 전 대통령 '세월호 7시간' 의혹 기사 명예훼손 재판, 프로야구 선수 오승환·임창용 도박죄 약식명령 공판 절차회부 사건, 지난 2015년 쌍용차 집회 관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변호사 체포치상 사건 등에 관여해 헌법과 법원조직법, 형사소송법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후배 법관에 대한 조언을 했을 뿐 재판 독립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맞섰다.
 
그는 "오늘날 우리 사회는 법관이 어떤 재판을 할 때 자신의 입장과 다르다고 정당한 범위를 벗어나 비난하거나 심지어 법관을 인신공격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며 "이러한 세태에서 법관들이 위축되지 않고 재판할 수 있는 방법을 나름대로 강구했지만, 제 힘이 닿지 않아 소속 법관들이 인신공격 당하면 함께 가슴아파했다"고 말했다.
 
이어 "법관들이 시민단체 등 여론으로부터 행여 부당하게 비난받을 염려가 없는지 노심초사하며 예방하거나 사후 해결하는 것이야말로 제가 선배 법관으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저의 행위가 정치적 중립에 어긋났다든지, 재판 독립을 침해한 것이 결코 아니다. 후배들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는 점을 살펴달라"고 했다.
 
'양승태 사법부' 시절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은 임성근 전 부장판사가 10일 오후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리는 탄핵심판 사건 1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임성근, 강요 없었다는 후배 판사 인용
 
이날 탄핵소추 대리인단과 임 전 부장판사 측은 국회가 충분한 토론 없이 탄핵소추안을 가결해 절차를 어겼는지, 이미 임기가 끝난 그가 탄핵될 수 있는지, 현직 때 징계 받은 사유가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는지 등을 두고 대립했다.
 
임 전 부장판사로부터 지시나 강요를 느끼지 않았다는 후배 판사들 의견이 탄핵심판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해서도 설전을 벌였다.
 
임 전 부장판사의 변호인은 국회가 충분한 토론과 충분한 조사와 보고, 토론 없이 탄핵소추안 표결을 해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탄핵소추안 발의 후 퇴직했으므로 탄핵심판을 통한 이익이 없다는 논리도 폈다. 변호인은 "소추인 해석에 따르면, 임기제 공무원이 임기만료로 퇴임한 경우에도 언제든지 재직중 사유로 소추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며 "그 인생을 통틀어 언제든 탄핵할 수 있게 되고, 이는 국회에서 다수 의석 정당에 탄핵소추라는 가공할 무기를 주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국회 측은 이미 형사재판 1심으로 사실관계가 대부분 밝혀졌고, 미흡한 토론을 이유로 한 권한쟁의 사건도 없다고 했다.
 
임 부장판사 퇴직으로 탄핵심판 이익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 사건은 기본적으로 헌법질서를 수호하고 유지하고자 하는 절차여서 예외적으로 일어날 수 있냐 없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심판의 이익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임 전 부장판사 측은 문제 된 사건을 심리한 판사들 모두 '친한 선배의 조언을 들었을 뿐, 지시나 강요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한 점도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측은 이들의 관계와 대화의 대상 등에 전체적인 성격을 본다면, 조언과 권유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는 실질적으로 지시와 요구, 강요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해외 사례를 한국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두고도 의견이 오갔다.
 
법정 밖에서도 신경전 이어가
 
양측은 증인신청을 두고도 대립했다. 국회 측은 재판 개입 당사자로 지목된 법관 등 6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임 전 부장판사 측은 대부분 형사재판에서 증언을 마쳤다고 반발했다. 이에 국회 측은 증언의 성격상 직권남용 혐의에 집중돼 있어, 헌법 위반에 대해 신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변론 직후 윤 원내대표는 임 부장판사 탄핵심판 실익에 대해 "헌법질서 확립이라는 실익은 있다"며 "현재 법관 지위에 미치는 영향은 없지만, 이후 전직 법관으로서의 권한에 대해 영향이 있어서 실익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임 전 부장판사의 변호인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 사례에 대해 "헌법 조문이 다르다"며 "우리는 조문에 탄핵은 파면함에 그친다고 돼 있지만 미국은 파면하고 공직에 더 나아가지 못하고 그만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전 부장판사의 다음 변론기일은 7월 6일 오후 2시에 이어진다.
 
10일 오후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임성근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탄핵심판 사건 1차 변론기일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청구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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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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