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투자 6년' 네이버 D2SF "2~3년 내 토종 테크 유니콘 탄생할 것"
70개 기업 400억원 투자…누적가치 1.3조원
신사옥에 스타트업 전용공간 설치…기술 스타트업 생태계 확충 목표
입력 : 2021-06-08 14:43:01 수정 : 2021-06-08 14:43:01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네이버 D2SF는 우리의 비전에 공감하고 힘을 실어준 유일한 투자자다."
 
최근 네이버(NAVER(035420))의 기업형 액셀러레이터 D2SF 등으로부터 8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퓨리오사AI는 네이버 D2SF의 정체성을 이같이 평가했다. 
 
퓨리오사AI와 네이버 D2SF의 인연은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대승을 거둔 충격파가 채 가시지 않은 시점이었다. '딥러닝'이란 용어조차 생소하던 시절 AI 반도체를 만들겠다는 스타트업이 등장한 것이다. 
 
양상환 네이버 D2SF 리더가 8일 열린 네이버 밋업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양상환 네이버 D2SF 리더는 "반도체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만드는 것을 구매해 사용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때"였다며 "AI에 인프라가 중요하게 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를 갖고 진행했던 투자"라고 첫 만남 당시를 떠올렸다. 네이버도 AI를 연구하고는 있지만 대부분이 소프트웨어와 연관됐고, 인프라와 관련된 경쟁이 있을 것이라 예측하지 못했지만 '하드웨어도 필요하지 않을까'란 당위성에서 출발한 투자라는 설명이다. 
 
양 리더의 의문과 기대는 4년이 지난 시점에서 현실로 다가왔다. 전세계적인 AI 격전지에서 AI 반도체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이 같은 상황에서 퓨리오사AI의 기술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9년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글로벌 AI칩 벤치마크 테스트 'MLPerf'에 참가해 이미지 분류 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양 리더는 퓨리오사AI의 성장을 보며 "국내에서도 최초로 테크 유니콘이 탄생할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됐다"며 "향후 2~3년 내에 시그니처가 될 만한 사례가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퓨리오사AI의 사례는 올해로 6년째를 맞이한 네이버 D2SF의 대표 성과 중 하나다. 네이버 D2SF는 8일 개최된 온라인 밋업을 통해 지난 6년간 70개 스타트업에 총 40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의 누적 기업가치는 1조 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5000억원 수준에서도 크게 늘었다. 이들은 대부분 막 창업을 했거나 창업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초기 단계의 기술 스타트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양 리더는 "당장의 사업성보단 얼마나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지, 또 이를 어떤 사업영역에 접목할 것인지, 최종적으로 네이버 서비스와 어떻게 시너지를 내며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왔다"고 말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D2SF가 투자한 기업의 65%는 처음으로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이었다. 더불어 안정적 매출을 일으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B2B 분야 스타트업이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99%의 생존율을 보였고 후속투자유치 성공율도 70%에 달했다. 평균적으로 창업 3년 후 생존율이 45%, 5년 후 생존율이 30%도 되지 않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특성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수치다. 양 리더는 "기술 스타트업들은 원천 기술에 집중을 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철수를 해야 하거나 피봇팅(사업전환)을 할 때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다"며 "좋은 기술을 가진 기업은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자료/네이버
 
그러면서 양 리더는 국내의 척박한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D2SF의 비전을 공유했다. 국내 기술 스타트업은 비기술 스타트업의 10분의1 수준에 불과하고 투자 규모 역시 매우 열악한 수준이다. 때문에 D2SF 사업 초기만해도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고 스스로를 기술 스타트업이라고 정의하는 곳도 드물었다. 양 리더는 "해외에 큰 금액으로 인수되는 테크 기업들이 등장하는 등 최근 2년 동안 긍정적 모멘텀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기술 스타트업들만의 커뮤니티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 D2SF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네이버의 기술, 자산, 사업 등을 레퍼런스로 활용해 사업의 교두보로 삼을 수도 있다"며 D2SF의 역할을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난 6년 간의 성과를 발판삼아 기술 스타트업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 내년 초를 전후해 완공 예정인 제2사옥에는 스타트업들을 위한 전용 공간도 설치한다. '컬래버래토리(Collaboratory)'라 명명되는 이 공간은 네이버와 스타트업이 함께 실험하고 교류하며 더 큰 성장을 도모하는 공간을 지향한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입주 계획 등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로봇, 자율주행, AI 기술이 건물 자체에 녹아들어가 공간 자체가 테스트베드가 될 전망이다. 양 리더는 "일방향적 지원이 아닌 교류와 협력을 통해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자,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제2사옥에서 네이버와 스타트업이 한층 더 깊숙히 교류하면서 빚어낼 새로운 혁신과 변화를 기대하고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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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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