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5월 연 2%대 특별금리 예금을 선보였던 씨티은행이 특판 종료 이후에도 고금리 판매촉진 정책을 이어간다. 소매금융 사업 매각에 앞서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고객 이탈을 막으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전날부터 '프리스타일예금'에 1000만원 이상 예치 시 제공했던 연 최고금리(만기지급식)를 1.30%로 조정했다. 5월 특판 정책에 따라 직전까지는 2.00%로 유지하다 0.70%p 낮춘 것으로, 특판 직전 최대금리(1.20%) 보다는 0.10%p 높다. 예치 기간이 3개월인 경우는 1.00%, 6개월 1.20%로 각각 0.80%p, 0.70%p 하향 조정했다.
새로 책정한 연 1.30% 금리는 은행권에서 취급하는 예금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씨티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 상품은 이날 기준 1.40% 금리를 주는 부산은행 '저탄소실천 예금'과 수협은행 'Sh평생주거래우대예금'(1.35%), 수협은행 'DGB주거래우대예금(1.31%)' 3개 상품뿐이다.
다만 이들 상품은 탄소포인트제 참여나 최초 가입 등 기본 요건에 추가로 요구하는 복수 조건을 모두 달성해야 해당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어, 단일 조건(1000만원 이상)으로 고금리를 주는 건 씨티은행이 유일하다.
씨티은행이 고금리 예금 판매정책을 유지하는 것은 소매금융 철수 계획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소매 고객이 급격히 이탈하면 사업 규모 축소로 매각 대금이 감소할 수 있다. 업권에선 연내에는 매각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 프리스타일예금은 이러한 상황에 맞춰 2년 이상 만기 시에는 3개월(1.00%)보다 낮은 연 0.80%의 금리를 제공한다.
또 프리스타일예금은 고객들이 목돈을 굴릴 수 있게 한 거치식 상품이다. 지난해는 일곱 차례에 걸쳐 금리를 변경해 고객 자금을 유치했다. 작년 4월 연 1.25%, 6월 1.10% 금리를 제공한 것을 보면 1년 만기가 도래하는 현시점에 자금이 급격히 빼지지 않도록 금리를 결정한 셈이다. 3월말 기준 예대율은 90.83%로 전분기보다 3.06%p 감소해 규제 비율(100%)을 하회하고 있어, 금융당국의 양수도 인·허가를 바라는 상황에 비춰 예수금 유지는 큰 고민거리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예금금리는 시장 상황을 비롯해 내부 전략·마케팅이 복잡하게 작용해 0.1%p 차이도 큰 고민에 따른 결과"라면서 "시중은행들이 연 1% 미만 정기예금 금리를 유지하는 것을 보면 그 이상 비용을 내더라도 예수금을 유치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씨티은행은 자산관리(WM), 신용카드, 주택담보대출 등 소매금융을 묶어 매각하는 방식으로 인수 의향자를 찾고 있다. 다음달 3일 이사회를 열고 전략을 다시 살핀다는 방침인데, 외부에선 사업별 분리매각 방식이 현실성이 있다는 평가다. 카드 부분은 현대카드가 인수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씨티은행이 소매금융 철수에 따른 고객 이탈을 우려해 고금리 판매전략을 고수하는 가운데 지난 2017년 7월 서울 강남구 한국씨티은행 역삼동 지점에 폐점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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