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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전기차 배터리 동맹…LG·SK, 수주 경쟁 고지 선점
"미국 정부 인센티브 제공 기대…동맹 넘은 혈맹 구축"
2021-05-25 06:05:04 2021-05-25 06:05:04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LG에너지솔루션(분사 전 LG화학(051910))과 SK이노베이션의 미국 현지 투자로 한·미 배터리 동맹이 형성됐다. 전기차 시장에서 배터리-자동차 업체간 합종연횡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이를 계기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치열한 수주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조지아주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24일 업계에 따르면 LGES과 SK이노 양사는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와의 합작사 설립 및 단독투자를 통해 약 140억 달러(한화 약 15조7800억원) 규모의 미국 투자를 추진한다. 
 
이번 결정은 LG와 SK 양사가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 110만대에서 오는 2023년 250만대, 2025년 420만대 등 연평균 40%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지난 3월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 채용 비중 확대를 선언하면서 LG와 SK에 큰 타격이 예상됐지만 미국의 1·2위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파우치형 배터리 지형 확대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LGES의 경우 GM과 설립하는 1·2공장이 모두 완공될 경우 오는 2025년까지 미국에서만 140GWh(기가와트시) 이상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SK이노는 포드와 60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SK이노는 미국 조지아주 1·2공장에 투자한 3조원에 더해 총 6조원을 미국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산업적 측면에서 미국 정부가 배터리 생산시설 투자에 대해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LG와 SK 두 회사의 미국 진출은 배터리 시장 선점 측면에서 매우 적절한 결정"이라며 "외교적으로도 민간 부문이 적극적으로 시장 진출에 나서면서 한미가 장기적으로 동맹을 넘어 '배터리 혈맹'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삼성SDI(006400)의 경우 국내 배터리 3사 중 유일하게 미국 현지 공장 건설이나 완성체 업체와의 합작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삼성SDI가 최근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 공급 계약을 맺은 가운데 추후 미국 3위 자동차업체 스텔란티스와의 합작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배터리 형태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각형(49%), 파우치형(27.8%), 원통형(23%) 순이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한·중·일 3국이 주도하는 가운데 유럽·중국·미국 3대 전기차 시장별로 보면 유럽은 파우치형·원통형·각형을, 중국은 각형·원통형, 미국은 파우치형과 원통형이 우세하다. 
 
올해 1분기 기준 K-배터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30.9%로, 지난해 동기(37.8%)보다 6.9%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비해 중국 배터리 기업 점유율은 45.0%로 지난해 같은 기간(29.2%) 보다 15.8%포인트 오르면서 순위가 크게 달라졌다. 일본의 경우 18.0%로 전체 점유율이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최근 중국 업체들은 자국 시장 수요를 기반으로 최근 유럽 시장까지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1위 배터리 업체 CATL은 해외 첫 공장인 독일 에르푸르트 공장에서 올해 연말부터 다임러와 BMW 등에 공급할 배터리 생산을 시작한다. 전세계 4위인 BYD는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공장 부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 것은 완성차 수급 안전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결정"이라며 "완성체 업체와 배터리 업체간 합종연횡 추세에 따라 향후 배터리 시장 점유율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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