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 사망' 원청 기업, 안전대책 없이 작업재개 요청
입력 : 2021-05-14 15:45:37 수정 : 2021-05-14 15:45:37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지난달 평택항 부두에서 컨테이너 날개에 깔려 사망한 고(故) 이선호씨 사고로 작업 중지 명령을 받은 원청업체 ‘동방’이 안전 대책도 세우지 않고 당국에 작업 재개를 요청한 사실이 확인됐다. 진정성 없는 사과문을 내놨다며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또다시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
 
13일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원청업체인 `동방`은 지난 4일 노동부에 작업 중지 명령 해제를 요청했다. 지난달 22일 사고 발생 후 12일 만이다.
 
노동부는 사업장의 전반적인 안전 조치 계획과 유사 사고 방지를 위한 대책 등이 부족하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방측이 사고 이후에도 제대로 된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고 무리한 작업 재개를 요청했다는 뜻이다.
 
동방은 하청을 대상으로 안전 책임 조치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부가 사고 직후인 지난달 26~27일 진행한 사고 현장 감독 결과에 따르면 동방은 사업장 순회 점검 등 산재 예방 조치를 하지 않았다.
 
사업장의 전반적인 안전 관리 체계가 부실한 점도 드러났다. 사업장 관리·감독 책임자는 컨테이너 날개 전도를 막기 위한 사전 점검 등의 임무를 수행하지 않았다. 노동자가 낙하물에 맞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 통로도 없었고, 노동자에게 안전모 등 보호구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 사고를 당한 이씨 역시 안전모 없이 작업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노동부는 현장 감독을 통해 적발한 법 위반 10건에 대해 사법 조치했고, 11건에 대해선 시정지시를 내렸다. 7건에 대해선 총 1억9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 평택항을 포함한 전국 5대 항만을 대상으로 컨테이너 하역 사업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했다.
 
한편 동방은 지난 12일 오후 사고 발생 20일 만에 공식으로 사과했다. 동방은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 운영동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관리 소홀로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며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과의 대상이 유족이 아니고, 유족이 요구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은 빠져 진정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과문의 내용과 발표 일정 또한 유족과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지난 12일 오전 고(故) 이선호씨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 신컨테이너 터미널을 찾아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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