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석화업계, '꿈의 소재'로 세계 시장 석권
효성첨단소재, 20년간 세계 1위 타이어코드 넘어 아라미드·탄소섬유까지
코로나19 특수입은 금호석화 NB라텍스…올해는 배터리 소재 CNT 투자
휴비스, LMP·PPS로 화학섬유시장 석권
입력 : 2021-03-10 21:52:17 수정 : 2021-03-10 21:52:17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지난해 업황 불황에도 첨단소재 제품을 중심으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에 따른 화학제품 수요 절벽에도 범용 제품을 넘어 기술력이 뒷받침된 고부가가치 제품군은 국내는 물론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지난 2019년 8월 효성첨단소재 전주 탄소섬유공장에서 관계자들이 세밀하게 탄소섬유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10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298050), 금호석유(011780)화학, 휴비스(079980) 등 국내 석화기업들은 각사의 기술력이 집약된 첨단소재 제품을 필두로 세계 시장을 석권 중이다. 
 
효성첨단소재는 글로벌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시장에서 약 45%의 점유율을 차지, 명실상부한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다. 타이어코드는 자동차 타이어의 안전성, 내구성, 주행성을 보강하기 위해 고무 안쪽에 들어가는 섬유 재질의 보강재다. 효성은 의류용 섬유 산업에서 쌓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지난 1968년 국내 최초 나일론 타이어코드를 만들었고 이후 1978년 독자 기술로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 개발에 성공했다. 원재료, 원사 생산, 제직과 후처리가 모두 가능한 생산 체제를 갖추고 북미, 유럽 등 선진국의 고품질 프리미엄 시장을 집중 공략한 결과 지난 2000년 최초로 타이어코드 부문 1위에 올랐다. 
 
효성첨단소재는 올해부터 본업에 더해 아라미드·탄소섬유 등 특수섬유 판매를 본격화한다. 슈퍼섬유라 불리는 아라미드는 일반 합성섬유가 200도 온도에서 녹는데 비해 500도 고온에 노출돼야 검게 변할 만큼 강한 특성을 띤다. 효성은 올 상반기까지 울산 아라미드 공장 증설을 완료하고 생산 규모도 생산 규모를 연산 1200톤에서 3700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1년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개발 탄소섬유는 강철에 비해 무게는 4분의1에 불과하나 강도는 10배, 탄성은 7배 달하는 소재로, 수소연료 탱크의 핵심소재로 쓰인다. 효성은 오는 2028년까지 탄소섬유 부문에 총 1조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량을 2만4000톤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금호석유화학 울산공장 전경.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전세계 니트릴부타디엔(NB)라텍스 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금호석화가 지난 2016년 이후 야심차게 투자를 단행한 NB라텍스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의료·위생용품 수요 증가 특수에 힘입어 영업이익을 2배 이상 끌어 올리는데 기여했다. 금호석화는 의료용 소재는 물론 산업현장에서 작업자의 손을 보호하는 산업용 장갑 NB라텍스 소재 판매를 확대하는 등 제품 다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특히 올해는 배터리 소재, 바이오, 반도체소재 등 신성장사업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탄소나노튜브(CNT) 첨단소재의 경우 인장강도는 철의 100배, 전기전도성은 구리보다 1000배 높아 꿈의 소재로 불린다. 금호석화는 현재 아산 공장에서 연 120톤 규모의 CNT를 생산 중에 있다. 이 외에도 친환경 단열재,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신제품을 다변화하는 전략도 추진한다.
 
휴비스 전주공장 전경. 사진/휴비스
 
휴비스는 폴리에스터 단섬유(LMF) 부문 시장 점유율 40%로 세계 1위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다. 주요 수출지역은 북미, 남미, 유럽 등이다. SK케미칼과 삼양사의 폴리에스터 사업 부문이 통합돼 설립된 회사인 휴비스는 전주·울산·중국 사천 생산 공장을 기반으로 연간 55만톤의 단섬유를 생산하고 있다. 휴비스 제품은 자동차·건축 등 산업용은 물론 인테리어, 가정, 의료용으로도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소재다. 
 
이 외에도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폴리페닐렌술파이드(PPS) 수퍼섬유는 일본 도레이에 이어 세계 시장 2위를 기록 중이다. PPS 섬유는 화력발전소나 아스팔트, 시멘트 공장, 폐기물 소각장 등에서 분진과 가스를 걸러내는 백필터로 쓰이며 주로 유럽과 중국 등으로 수출한다. PPS는 범용 플라스틱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3~7배 정도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으로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 69개 중 화학제품류는 27개로 전체 39.1%를 차지한다. 이중 18개 품목은 5년 연속 1위, 2년 연속 1위는 25개에 달한다. 
 
도원빈 무역협회 연구원은 “우리나라 세계 1위 품목 수가 증가함과 동시에 주요 중국, 일본 등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해외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늘려 경쟁국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제품의 경쟁력 제고와 차별화 전략을 수립하는 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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