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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거리두기 완화 첫날 "효과 기대"vs"체감 못하겠다"
식당·학원 "너 나빠지겠나"…코인노래방·당구장 "변화 없어"
2021-02-16 03:00:00 2021-02-16 03: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요즘 오는 5인 이상 손님들은 눈치보느라 멀찌감치 찢어져서 술 한잔 정도 마시고 가버려요. 애초에 제한 생긴 이후에는 5명 이상으로 오는 경우가 거의 없기도 하고요."
 
거리두기 완화 첫날인 15일 서울 지하철 신설동역 근처 한 횟집의 사장 서모씨(51)의 말이다. 그는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숨통은 틔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대면 영업 가능 시간이 오후 10시로 늘어났으니 앞으로 추이를 봐야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단체예약환영'이라는 문구가 매장 외벽에 붙어있을 정도로 단체 고객이 중요하지만, 일단은 시간 제한이 소폭 완화된 것에 기대를 걸어 보겠다는 취지다.
 
다만, 서씨는 "원래 코로나19 이전에는 새벽 2~3시까지 했지만 요새는 술 취해 제한 시간 넘어서까지 널부러진 고객이 거의 없을 정도"라며 "각자 온 손님이 같은 횡에 놓은 테이블에 좀처럼 나란히 앉지 않는데다, 이를 보고 자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행인과 예약 고객이 가게에 들어오지 않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큰손'이었던 인근 제약회사는 직원 60%를 재택근무로 돌리고, 보험사들도 출근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월세는 300만원인데 매출이 하루 10만원도 나오지 않아 종업원 2명을 전부 내보내고 배우자와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 학원들도 시간 연장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 분위기다. 이선기 한국학원총연합회 부회장은 "서울과 경기 지역은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조례상 오후 10시가 학원 마감 시간이기 때문에 이번 완화 조치로 인해 해소가 됐다"면서 "앞으로도 학원 실정에 맞지 않는 거리두기 방침을 추가 완화해달라"고 촉구했다.
 
수도권에서는 학원 시설 면적 8㎡당 1명으로 이용자 인원을 제한하는 경우 별도의 운영시간 제한이 없고, 시설면적 4㎡당 1명으로 인원을 제한할 때에는 오후 10시 이후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반면, 완화 조치에 전혀 만족하지 못하는 업주들도 적지 않았다. 동대문구에서 코인노래방을 하고 있는 A씨는 "빚이 1억원이고 정부에서 해주는 것도 대출인데, 시간당 1~5만원씩 매출이 오른다고 해서 달라질 점은 없다"며 "1년 동안 방역 조치를 끈 결과 죽고 싶은 마음밖에 없어졌다. 거리두기 3단계를 가든, 해외와 국내 감염을 차단해서 빨리 코로나를 종식시켜라"고 말했다.
 
근처 당구장의 박모씨 역시 "이 지역에 많은 일명 '노가다' 손님들이 당구 치러 오는 시간은 오후 9시 내지 10시"라면서 "아예 시간 제한을 풀지 않는 이상 체감되는 변화가 없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상당수 업종들이 방역 조치의 추가적인 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신규 확진자가 수백명인 상황에서 고객들은 몸조심하는 분위기다. 이날 신설동 한 카페에 들어선 노인 고객 3명은 직원에게 "들어가도 되느냐, 들어가서 마실 수 있느냐, 3명이 같이 앉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계속 질문하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1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한 카페에서 고객들이 음료를 마시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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