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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명' 사전투표, 판세 뒤집을까
바이든 "개표 과정 끝까지 봐야", 트럼프 "우편투표 인정못해"
2020-11-04 17:32:20 2020-11-04 17:32:20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운명을 가를 2020년 미국 대선에 역대 최다인 1억명이 넘는 유권자가 사전투표에 참여해 선거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현지시간) 선거 예측 사이트 '미국 선거 프로젝트(USEP)'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총 사전투표자는 1억116만774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사전현장 투표자는 3592만3053명, 선거 당국에 도착한 우편투표는 6524만4687표다.
 
이는 2016년 대선 총 투표자수(1억3900만여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역에 따라서는 이날을 넘어 우편투표가 도착해도 접수하는 주가 있어 사전투표자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를 상대적으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주로 사전투표를 선호한 것을 감안하면, 높은 사전 투표율은 바이든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USEP도 유권자의 지지 정당 정보를 제공하는 20개주 사전투표자의 44.8%가 민주당 지지자, 30.5%가 공화당 지지자라고 밝혔다. 다만 지지 정당을 밝히지 않은 '부동층'도 24.0%에 달한다. 소위 '샤이 트럼프'가 상당부분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대선 투표일이 지나 각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에 도착한 우편투표 용지까지 개표집계에 반영하는 곳은 △4일 텍사스 △6일 캔자스·켄터키·메사추세츠·펜실베이니아·버지니아 △9일 아이오와·노스다코타·웨스트버지니아 △10일 미네소타·미시시피·네바다·뉴저지·뉴욕 △12일 노스캐롤라니아 △13일 알라배마·워싱턴DC·메릴랜드·오하이오 △17일 일리노이·유타 △20일 캘리포니아 △23일 서부 워싱턴 등 23곳에 달한다.
 
즉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초접전 경합주의 경우, 당일 개표에서 어느 한 후보가 우세해도 우편투표가 결과를 뒤엎을 가능성이 충분히 남아있는 셈이다.
 
이에 바이든 후보는 현지시간 4일 밤 12시30분 깜짝 기자회견을 열어 "유례없는 조기투표와 우편투표 때문에 개표 시간이 조금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는 모든 개표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참아야 한다. 개표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선거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맞불 기자회견을 열어 6개 핵심 경합주 개표에서 자신이 앞서고 있는 것을 강조하며 "우리는 이 선거에서 이겼다"고 조기에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우편투표에 대해 "연방 대법원으로 이 문제를 가져갈 것"이라며 "시간이 지난 후 투표소가 문 닫은 뒤 도착한 투표를 반영하기 위한 움직임들을 막겠다"면서 상황에 따라 법적 투쟁을 통해서라도 무효표로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2020년 미국 대선에 역대 최다인 1억명이 넘는 유권자가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사진은 지난달 27일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한 주민이 도서관 앞에 설치된 공식 우편투표물 투함통(드롭박스)에 우편투표물을 집어넣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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