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가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선후보초청 정치개혁 및 개헌절차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를 주장하며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꿈꿨던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가 끝내 현실정치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대선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한다. 지난해 8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 약 6개월 만이다.
김 후보 측 인사는 10일 "아직 후보가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라면서도 "중도사퇴로 정리되는 기류인 것은 맞다. 미련은 있어보이지만 후보의 마음도 기울었다. 조만간 후보의 공식입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금과 조직 등 현실정치의 한계에 부딪혔다"며 "다들 후보의 최종 뜻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 후보는 8일과 9일 비공개 회의를 가지며 현실적 고심 등을 털어놨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도사퇴 이후 '길'을 놓고도 이견이 존재한다. 정권교체 대의를 위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연대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 종로 보궐선거에 나서 향후 정치적 입지를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종로 무공천 방침을 밝힌 터라, 후자의 경우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연대하는 징검다리가 된다. 출마 명분에 맞게 '시민후보'로 나설 수 있다.
그간 김 후보는 대선 완주 의사를 거듭 피력했지만, 대선 후보 등록일(13~14일)을 앞두고 막대한 선거비용과 낮은 지지율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통상 대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기탁금과 현수막, 유세차 등 최소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비용이 드는데 김 후보가 쓸 수 있는 선거비용은 제한적이다.
김 후보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선 법정 선거비용 한도는 513억900만원이다. 이 가운데 단 5%만을 후원금으로 모금할 수 있다"며 "저는 이번 선거에서 제가 사용할 액수를 정확히 알고 있다. 선거법에 따라 모은 후원금이 전부이기 때문이다"고 현실적 난제를 적시했다. 그러면서 "마치 미사일이 쏟아지는 전장에서 소총으로 싸우는 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후보는 또 이재명 후보와의 양자토론 때 "선거비용은 얼마나 쓸 예정인지" 물었다며,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전면전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많이 쓰려고 한다"고 답한 것을 전하며 '부익부 빈익빈'의 상황에 씁쓸해했다.
대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둔 상황에서 낮은 지지율도 선거 완주를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이 됐다. 지난 8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5~6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24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 김 후보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0.2%포인트 하락한 0.7%에 그쳤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때문에 그는 희망했던 TV토론에도 나서지 못한다.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가 지난 5일 오후 강원도 양양군 달래촌 힐링캠프에서 열린 새로운물결 강원도당 창당 발기인 및 창당 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 후보는 앞서 지난해 8월20일 고향 충북 음성에서 "정권교체나 정권재창출을 뛰어넘어 정치세력을 교체하고 정치판을 바꾸겠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저서 '대한민국 금기 깨기'처럼 기존 정치권의 금기와도 같았던 기득권 양당정치 구조를 깨기 위해 아래로부터의 반란을 꾀했다. 특히 과거가 아닌 미래를 말해야 한다며 탁월한 경제적 식견 등 정책력으로 중무장했다. 그리고 새로운물결을 창당, 당대표와 대선후보에 합의추대됐다.
'저평가 우량주'인 김 후보는 대표적인 자수성가의 아이콘으로도 꼽힌다. 어려운 집안 형편 속에 덕수상고 졸업 후 곧바로 은행에 취직했다가 국제대학(현 서경대) 야간 과정을 다니며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지난 2014년 국무조정실장에서 물러난 뒤 2015년 아주대 총장을 거쳐 2017년 문재인정부 초대 경제부총리로 입각했다. 아주대 총장 시절에는 학생들로부터 '갓동연'으로 불렸으며, 경제부총리 시절에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소득주도성장을 놓고 장하성 정책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과 이견을 보였다.
한편 새로운물결 측은 "현재 후보 등록일을 앞두고 후보께서 '대선 완주'냐 '사퇴'냐를 놓고 고심하고 있는 단계로 아직 확정된 게 없다"며 다른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결정된 게 없다"고 공식입장을 전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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