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시연금 향방은②)약관 한 줄에 갈린 운명
사업비 차감에 따라 만기보험금 재원 마련 필요
일정 금액 공제하고 연금 지급 설명 여부 관건
2022-02-25 06:00:00 2022-02-25 06:00:00
[뉴스토마토 권유승 기자] 즉시연금 미지급금 반환 청구 소송은 약관 한 줄에 판결이 갈릴 전망이다. 만기보험금 재원 마련을 위해 일정 금액을 공제하고 연금을 준다는 내용이 담겼는지가 핵심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즉시연금 판매사 중 관련 논란에서 벗어난 생명보험사는 농협생명이 유일하다. 농협생명은 2020년 9월 즉시연금 가입자가 걸었던 미지급금 반환 청구 소송 1심에서 이겼다. 이후 계약자의 항소와 관련 추가 민원도 전무한 상황이다.
 
농협생명을 승소로 이끈 주역은 사업비 차감에 따른 연금월액의 설명을 포함한 약관이다. 농협생명의 즉시연금 약관은 '보장 개시일로부터 만 1개월 이후 계약 해당일부터 연금 지급 개시 시의 연금계약 적립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연금월액을 매월 계약 해당일에 지급한다. 다만, 가입 후 5년간은 연금월액을 적게 하여 5년 이후 연금계약 적립금이 보험료와 같도록 한다'고 표기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는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이 같은 내용을 약관에 다 넣었었는데, 몇몇 보험사들이 해당 문구를 삭제하기 시작하면서 줄줄이 약관에서 사라지게 됐다"며 "농협생명만 약관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남겨 즉시연금 논란에서 피할 수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지급금 규모가 가장 큰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약관은 '연금지급개시시의 연금계약의 적립액을 기준으로 계산한 연금월액을 연금개시 후 보험기간 동안 매월 계약해당일에 지급한다'고 기재했다. 각주에는 '연금계약 적립액은 이 보험의 산출방법서에서 정한 바에 따라 계산한다'고 표현했다. 산출방법서에 연금월액 계산식을 포함했다는 점이 약관상 설명 의무로 인정 되느냐가 관건이다.  
 
백영화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발간한 '즉시연금보험 관련 최근 판결 검토' 보고서에서 "즉시연금보험 관련 소송에서 산출방법서상 만기보험금 지급 재원 공제 내용이 보험약관의 일부를 이뤘는지, 해당 내용과 관련해 보험사가 보험계약자에게 설명의무를 이행했는지라는 핵심적인 쟁점과 관련해 1심 법원들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약관, 상품설명서, 가입설계서 등에 기재된 내용 및 모집인이 어떻게 설명했는지 등 개별 사안에서의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즉시연금 관련 보험사 패소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소비자가 최종 승기를 잡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 승소가 어려운 분위기로 흘러갈 경우 대법원 판결까지 가기 전에 보험사에서 어느정도 조정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면서 "통상 대법원 판결은 뒤집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보험사 패소로 결정 날 경우 떠안아야 할 금액적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다만 산출액을 담은 문구를 약관에 넣어야 하는지는 지금도 의문"이라면서 "수많은 내용을 상세히 약관에 기재한다고 해도 일반인이 보기에 이해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해당 부분이 가입 유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권유승 기자 ky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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