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이달 말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국제가전박람회) 2018’을 기점으로 하반기 초프리미엄 TV 시장 격전이 예고되고 있다. 초대형 TV의 최고화질을 담보할 8K TV 시대가 열리고 차세대 TV라고 불리는 마이크로 TV도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갈 전망이다.
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IFA 2018에서 8K QLED TV 라인업을 선보이고 9월쯤 미국을 시작으로 한국도 10월쯤 판매에 돌입한다. 8K TV는 65~85형(인치) 기준으로 지역별로 모델 수를 달리해 출시할 계획이다. 가격은 65형이 1000만원대, 70형 이상은 수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8K는 화면을 구성하는 최소단위인 화소수가 7680X4320로, 현존하는 최고 화질인 4K(3840×2160)보다 4배 이상 정밀하다. 다만 삼성전자는 아직 8K 콘텐츠가 부족한 점을 감안, 풀HD 영상을 8K 수준으로 바꿔주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칩을 탑재했다.
삼성전자가 KT스카이라이프와 8K 방송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8K TV 출시에 나선 것은 빠르게 커지는 초대형 TV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75형 이상 초대형 TV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인데, TV가 70형을 넘어서면 기존 4K로는 화질의 선명함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2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삼성전자는 글로벌 75형 이상 TV 시장에서 50% 후반대의 압도적이고 높은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며 “82형 이상 TV로 대형 시장 판도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소니도 IFA 2018에서 화질의 절정을 나타내는 ‘마스터 시리즈’ 4종을 내놓고 이르면 8월말부터 판매에 돌입한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라인업인 A9F와 AF9에는 지난해 소니가 첫 OLED TV를 내놓으면서 인기를 끌었던 A1 디자인과 어쿠스틱 서페이스 오디오(Acoustic Surface Audio)라는 오디오 기술의 업데이트 버전을 장착했다. 액정표시장치(LCD) TV 라인업으로는 Z9F와 ZF9 65형 및 75형 초대형 크기로 내놓는다. 특히 8K TV로 가기 위한 기반을 닦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이번 TV 라인업은 소니의 차세대 프로세서 엑스원 얼티밋(X1 Ultimate)에 의해 구동된다. 이 프로세서는 지난 1월 CES에서 소니가 소개한 8K TV 시제품에도 쓰였다. 소니는 최근 '8K HDR'이라는 상표 및 로고도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니의 OLED TV 마스터 시리즈 A9F. 사진/소니
LG전자는 베를린에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출시할 예정이다. 마이크로 TV는 10~100 마이크로미터(㎛) 단위 초소형 소자를 촘촘하게 붙인 자발광 디스플레이를 활용한다. 기존 디스플레이와 비교해 밝기, 명암비, 색재현력 등에서 월등하다. LG전자는 앞서 지난 3월 지식재산권사무소(EUIPO)에 XμLED, SμLED, XLμLED 등 3종의 상표를 신청했다. 내년 가정용 시장도 노리고 있는 삼성전자와는 달리 비싼 가격을 감안해 상업용 시장에 우선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도 이번 전시회에서 8K OLED TV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상용화 시점은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8K 해상도를 지원하는 88형 OLED 패널을 이미 개발 완료한 상태다. 하지만 OLED 패널이 대형화될수록 LCD 보다 훨씬 비싸져 8K 화질로는 수익성이 아직 보장되지 않았고 수율 측면에서도 LCD에 비해 경쟁력이 약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 샤프는 이미 지난해 세계 최초로 8K TV를 내놓고 중국·일본에 이어 올해는 유럽 시장에서 판매에 들어갔다. 8K 콘텐츠가 부족한 탓에 아직 시장을 공격적으로 넓히지는 못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소니 등 주요 TV 업체들이 실제 8K와 마이크로 TV 판매를 시작하면서 초대형·초고화질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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