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인천글로벌시티(IGCD)가 6월을 착공 목표로 삼고,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당초 계획보다 6개월가량 일정을 앞당긴 겁니다. 인천글로벌시티는 인천시청 출장소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설립한 공공개발 특수목적법인입니다. 이에 업계에선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정복 시장의 치적을 의식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 사업의 목적은 영종 국제학교 건립비 마련입니다. 영종 국제학교는 유정복 시장이 지난 8회 지방선거에서 내건 1호 공약 '뉴홍콩시티'의 주요 사업 중 하나입니다. 유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영종도 주민들에게 명문 국제학교 유치를 약속했고, 임기 중 주요 과제로 추진했습니다.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사업 조감도. (사진=인천글로벌시티)
송도 글로벌타운, 올해 6월 착공…지방선거 겨냥한 사업 추진?
28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글로벌시티는 송도 11공구 Rc1블록 10만9722㎡에 14개동 1700세대 공동주택을 짓는 3단계 사업을 추진하면서 호반건설을 시공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습니다. 도급금액은 6221억원, 공사기간은 44개월입니다. 인천글로벌시티는 이달 중 최종 시공계약을 체결하고 5월 초 모델하우스를 연 뒤 6월 내 착공한다는 일정을 잡았습니다.
문제는 이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도 빠른, 촉박한 일정이라는 점입니다. 인천글로벌시티 계획상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사업의 토지매매대금 잔금 시점은 올해 12월입니다. 인천글로벌시티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체결한 토지매매계약에 따르면, 잔금은 2026년 말까지 치르도록 명시됐기 때문입니다. 통상 공공개발 사업은 토지매매대금 잔금을 완납한 후 착공에 들어갑니다. 때문에 계획된 일정대로라면 '올해 말 잔금 완납 후 내년 상반기 착공'이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인천글로벌시티는 이를 반년 이상 당긴 겁니다.
인천글로벌시티 내부선 "정치적 고려 100%…지방선거 의식해"
인천글로벌시티 내부에서도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관계자 A씨는 "상식적으로 본다면 토지매매대금은 올해 말 잔금 다 치르고 사업을 시작하는 게 맞다. 그런데 이걸 당겨서 올해 6월에 착공하겠다는 것"이라며 "결국은 유 시장이 내세운 영종 국제학교 설립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서 이 사업을 해야 하고, 그러자면 가시적으로 올해 6월 전에는 착공을 해야 된다는 일정이 이미 나와 있는 것이다. 지방선거를 의식한 흐름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인천글로벌시티는 2014년 인천시청의 출장소 개념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설립을 주도했다. 대표이사도 인천시장이 임명한다. 그래서 인천시장의 공약 이행에 관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대표로 올 수밖에 없다"며 "그런 맥락에서 송도 글로벌타운 공기 단축은 정치적인 고려가 100% 있다고 봐야 한다. 이런 걸 감안한 이유로 사업을 당겨야 한다는 논의가 내부에서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인천글로벌시티 대표인 B씨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착공을 당초 계획보다 반년이나 당긴 건 재정부담 탓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요구로 6000억원 토지비를 은행에 빌렸다. 1개월 지연될 때마다 이자로만 12억원이 나간다"며 "땅값 이자에 직원 인건비까지 하면 한 달에 지출되는 게 14억원이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지체되는 게 없이 사업을 추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영종 국제학교 표류…도급계약·설계 미비에도 '모델하우스' 강행
A씨는 인천글로벌시티가 사실상 인천시장의 의사결정권으로 운영되는 만큼 유 시장의 영종 국제학교 설립 공약을 위해 송도 글로벌타운 사업이 추진됐다고 주장합니다.
영종 미단시티 국제학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해 10월 외국학교법인 국제공모를 거쳐 영국 위컴 애비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사업입니다. 유 시장은 올해 2월24일에는 영국 본교를 방문해 피터 워렌 이사장과 업무협약(MOU)도 체결했습니다. 사업 규모는 1500억원, 개교 목표는 2028년 하반기입니다.
그런데 인천글로벌시티 재원이 투입될 영종 국제학교는 표류 상태입니다. B씨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위컴 애비와 협약도 맺지도 않고 있다. 협약 체결 등 교통정리가 어느 정도 되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안 됐다"라고 했습니다.
특히 시공에 필요한 설계 작업조차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모델하우스 개관부터 서두르는 모습도 확인됩니다. 일반 공동주택 사업은 시공사 선정→설계 협의→도급계약 확정→모델하우스 건립 및 분양 개시→착공 순으로 진행됩니다. 송도 3단계는 시공사 선정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단계에 머물러 있고, 도급계약도 미체결 상태입니다.
그럼에도 모델하우스는 이미 짓고 있고, 6월 착공 목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취재팀이 직접 모델하우스 건설 현장을 확인했을 때도 한창 시공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시공사와의 도급계약은 미체결, 특화 자재·아이템 설계는 미협의 상태에서 모델하우스만 먼저 올라가고 있는 셈입니다.
이에 대해 B씨는 "기본설계는 다 나와 있다"면서도 '실시설계는 아직 안 나오지 않았느냐'는 취재팀의 질문엔 "맞다"고 했습니다. 기본설계로 모델하우스 평형별 큰 틀은 다 나왔지만, 시공사와 협의해 확정해야 할 특화 아이템들은 반영하지 못한 상태라는 겁니다.
A씨는 "시행사는 분양률을 고려해 시기를 정해야 하는데, 이 사업은 정치적 이유로 특정 목표 착공 시기를 못 박아놓고 거꾸로 역산해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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