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복지 통합 서비스, 부처 간 이기주의로 '발목'
복지부·여가부 따로 운영..전산망·예산도 분리
고용부 출신이 센터장 독점..자리 늘리기 지적
입력 : 2015-02-10 17:29:18 수정 : 2015-02-10 17:29:18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정부가 고용·복지 관련 서비스를 통합 제공한다며 전략적으로 추진하는 고용복지+센터(고용복지플러스센터)가 부처 간 협업은 커녕 부처 칸막이에 따라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고용·복지시설을 모았지만 기능별로 다른 부처가 관할하고 지역별 1곳뿐이라 오히려 주민의 접근성은 떨어지는 데다 센터는 고용노동부의 자리 늘리기로만 이용돼서다.
 
10일 고용부에 따르면 전국의 고용복지플러스센터는 부산시와 경기도 남양주·동두천, 경북 구미·칠곡, 전남 해남·순천, 강원도 춘천, 충남 서산·천안 등 10곳. 센터는 고용부의 올해 중점 추진업무인데, 고용부의 올해 업무보고를 보면 정부는 2017년까지 총 70곳의 센터를 구축할 방침이다.
 
정부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 홍보에도 열심이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11건의 센터 홍보자료를 배포했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고용복지플러스센터 개소식마다 찾아가 "일자리 정보와 복지서비스 제공을 한번에 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2014년 7월23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왼쪽에서 8번째)이 경북 구미시 '고용복지플러스센터' 개소식에 참석했다.(사진=고용노동부)
 
문제는 정부의 이런 의지에도 불구하고 고용복지플러스센터가 부처 칸막이 제거를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해 운영의 비효율성과 행정낭비가 초래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센터를 이루고 있는 각 기능(고용센터, 일자리센터,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복지지원팀, 지역자활센터, 서민금융센터)을 고용부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지방자치단체 등이 서로 관할하다 보니 한 센터 안에서도 전산망이 미처 통합되지 못했다.
 
춘천 고용복지플러스센터 관계자는 "전산망이 서로 달라 고용센터 정보를 복지지원팀이나 서민금용센터로 바로 넘기지 못한다"며 "전산망 운영은 중앙 부처에서 결정해줘야 하고 센터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우리도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 운영예산도 고민거리다. 말이 고용복지플러스센터지 사실상 한 건물에 여러 부처기관이 동시 입점한 상태라 예산도 서로 다르게 들어오는 상황. 고용부는 고용센터에 대해서만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 이에 따라 센터 예산운영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문제는 각 기능이 해당 부처 일정을 따라간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고용센터는 고용부의 취업률 평가를 서민금융센터는 금융위의 기관 평가와 일정을 우선시하고 있었다. 이에 센터가 하나의 방향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고용복지플러센터가 고용부의 자리 늘리기로 이용되는 점도 문제다.
 
현재 전국 10곳 센터의 센터장들은 모두 고용부 지방고용노동청 출신으로 이뤄졌다. 이에 대해 충남의 한 고용복지플러스센터 관계자는 "센터의 중점 업무가 일자리 창출이고 센터가 고용부의 지방고용노동청 고용센터를 모태로 만들어져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센터 내에 여러 부처가 입점했고 서로 다른 업무를 맡으며 예산도 따로 지원되는 상황에서 고용노동청 출신이 센터장을 독점하는 것은 문제다. 고용부가 센터 출범으로 고용부 직원의 자리가 없어지자 이들을 센터에 그대로 옮겨 자릿수를 만들어준 셈이다.
 
고용부가 아닌 다른 부처 출신의 고용복지플러스센터 관계자는 "애초 고용부와 복지부, 여가부, 고용정보원 등이 고용복지플러스센터 운영을 놓고 논의했으나 고용부가 일방적으로 운영을 주장했다"며 "복지나 서민금융 업무는 센터장들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고용복지플러스센터가 주민들과의 접근성이 부족한 것도 해결할 숙제다.
 
현재 10곳의 센터는 각 지역의 중심지에 있지만 해당 도시에 살지 않는 주민은 왕복 3시간~4시간을 들여 센터를 방문하고 와야 한다. 한 예로 천안 센터는 당진군과 아산시, 예산군까지 담당하기 때문에 천안에 살지 않는 주민이라면 센터를 찾기가 쉽지 않다.
 
접근성 부분에서도 고용부의 부처 이기주의가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정보원 관계자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새로 만들거나 기존 고용센터에 입점시키지 말고 읍·면·동에 있는 주민센터를 활용했다면 주민 접근성 문제는 해결됐을 것"이라며 "고용센터 자릿수를 잃지 않으려는 고용부의 이기주의가 작용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고용복지플러스센터 자체적으로 월·분기 개선회의를 열고 정부 차원에서도 개선책을 마련 중"이라며 "정부도 센터 내실화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복지+센터란?
 
실업 급여와 복지 상담, 신용회복 상담 등의 여러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는 기관.
 
기존에는 취업 상담과 실업 급여는 고용센터, 복지 상담은 지방자치단체, 신용회복 상담은 서민금융센터 등에서 따로 받았으나, 2013년부터 고용부와 행정자치부, 여가부, 복지부 등이 부처 칸막이를 없애고 서비스를 한 곳에서 받도록 하기 위해 센터를 만들었다.
 
2014년까지 10개 센터가 문을 열었고, 정부는 2017년까지 70곳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사진=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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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병호

최병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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