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출신 이성훈, LH 사장 취임…'조직 개혁·주택 공급' 시험대
8개월 공백 끝에 3일 이성훈 LH 사장 취임
첫 과제는 공공주택 개발과 자산운용 분리
'수도권 6만+매입임대 9만가구' 공급해야
2026-07-03 15:57:22 2026-07-03 15:57:22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옥 전경. (사진=LH)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8개월 만에 새 수장을 맞이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성훈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의 임명안을 재가하면서, 이성훈 신임 사장은 3일 공식 취임해 제7대 LH 사장으로서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이 사장은 이재명 정부의 주택 정책을 청와대에서 직접 조율해온 실무 총괄이라는 점에서, 이번 인선은 청와대와 LH의 정책 거리를 좁히기 위한 포석으로 읽힙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LH 조직 개편 두 축 모두 강한 드라이브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정책 이해도가 높은 청와대 출신 인사를 LH 수장에 앉혀 실행력을 담보하려는 의도로도 풀이됩니다.
  
이 사장은 1996년 기술고시 32회로 공직에 입문한 정통 국토교통 관료입니다. 고려대 토목환경공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국토교통부에서는 도로운영과장·도시광역교통과장·부동산개발정책과장·물류정책과장·지역정책과장·기술정책과장·정책기획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습니다.
 
특히 2021년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경기도 건설국장으로 파견돼 근무한 인연이 있으며, 현 정부 출범 이후에는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으로 발탁돼 국토·주택 정책 전반을 조율해왔습니다. 2016년 박상우 전 국토부 장관 이후 약 10년 만에 국토부 출신 LH 사장이 탄생한 셈이기도 합니다.
 
LH는 지난해 8월 이한준 전 사장이 사의를 표명하고 10월 면직된 뒤 약 8개월간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돼왔습니다. 그동안 내부 출신 인사가 후보로 거론됐지만 정부의 재검토로 인선이 무산되면서 경영 공백이 장기화됐고, 상반기로 예정됐던 LH 개혁안 발표 일정도 함께 밀린 바 있습니다.
 
이성훈 LH 신임 사장. (사진=LH)
 
조직 분리·수도권 6만·매입임대 9만가구 공급 과제
 
따라서 이 사장이 취임과 동시에 짊어질 첫 과제 중 하나는 조직 개편입니다. 지난해 8월 출범한 LH 개혁위원회는 개발사업 기능과 공공임대주택 운영·자산 관리 기능을 분리하는 방향의 조직 분리안을 사실상 확정한 상태입니다. 공공주택 공급은 늘리면서도 공공임대 사업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재무 부담을 개발 부문과 떼어놓겠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조직 분리는 그 자체로 험로가 예상됩니다. 관련 법안 발의와 국회 본회의 통과 등 입법 절차가 필요한 데다, 대규모 인사와 사업구조 재편이 뒤따르는 만큼 노조 등 내부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170조원이 넘는 부채를 떠안게 될 자산관리 조직의 자력 운영 방안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는 점이 최대 난제로 꼽힙니다.
 
이 사장이 청와대에서 정책 실무를 총괄해왔다는 이력은 정부·국회와의 조율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그동안 사장 공석을 이유로 발표를 미뤄온 LH 개혁위원회 확정안도 이르면 이달 공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두 번째 과제는 공공주택 공급 확대입니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9·7 주택공급 확대 방안' 골자는 LH가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직접 시행에 나서는 겁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6만가구를 착공한다는 구상입니다. 여기에 올해 5월 발표된 수도권 매입임대주택 9만가구 공급 계획 역시 LH가 사업 주체입니다.
 
올해 자체 사업 규모도 만만치 않습니다. 총 17조9000억원 규모의 공사·용역 발주가 예정돼 있으며, 이 가운데 71%인 12조8000억원이 수도권과 3기 신도시에 배정돼 있습니다. 발주 물량의 72%가 하반기에 몰려 있고 3분기에만 9조3000억원 규모가 예정된 만큼, 이 사장은 취임 직후부터 대규모 사업 집행의 속도전을 지휘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최근 수도권 집값이 다시 들썩이면서 정부가 인선을 서둘렀다는 해석도 같은 맥락입니다.
 
173조원 부채 부담도…"정부와 실질 조율자로써 역할 중요"
 
부담 요인도 뚜렷합니다. 2025년 말 기준 LH 부채총계는 173조6000억원으로, 1년 새 13조원 넘게 불어났습니다. LH 내부에서는 현 추세대로라면 2029년 262조원까지 부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부채 관리와 공급 확대라는 상충되는 목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는 점에서, 신임 사장의 재무 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입니다.
 
취임 전부터 이어진 다주택 논란도 부담입니다. 올해 3월 공개된 정기 공직자 재산 신고에 따르면 이 사장은 세종시 아파트(부부 공동명의)와 서울 강남 대치동 다가구주택 지분, 도곡동 아파트 지분 등을 보유한 3주택자였습니다. 이후 처분 방침을 밝혔지만, 서민 주거 안정을 책임지는 LH 수장으로서 도덕성 논란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관가와 시민사회 일각에서 여전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3기 신도시 사업 지연과 공공주택 공급 부진이 누적된 상황에서 이 신임 사장이 '청와대-국토부-LH'를 잇는 정책 라인의 실질적 조율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 건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선은 정부와 시행 기관을 하나의 정책 라인으로 묶겠다는 신호"라며 "공공주도 공급 확대라는 정부 기조가 흔들림 없이 추진될 것이라는 시장 메시지가 담긴 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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