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 정부가 '빅뱅 이론' 등 일부 인기 미드(미국 드라마)의 온라인 상영을 금지시켰다. 과도한 인터넷 통제라는 목소리에도 "질서 없는 자유는 있을 수 없다"며 강경한 태도를 나타냈다.
28일(현지시간) 찰스 장 소후닷컴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을 통해 "정부 당국으로부터 '빅뱅 이론'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단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인 유쿠에서도 정치법정드라마인 '굿 와이프'를 검색하면 "해당 동영상은 서비스되지 않는다"는 메세지만 남는다. 관련 법령 위반으로 동영상이 삭제됐기 때문이다.
범죄드라마 'NCIS', 법정드라마 '더 프랙티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이는 모두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SARFT)이 "선정적, 폭력적, 통속적 내용의 온라인 동영상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일부 미드의 온라인 상영을 제한한데에서 비롯됐다.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이 부과되고 심할 경우 5년간 온라인 관련 산업의 투자와 운영이 제한된다.
◇중국 온라인 동영상 사이트 '유쿠'에서 '굿 와이프'를 검색한 결과. "동영상을 찾을 수 없다"는 문구가 함께 나타난다.(사진=유쿠 홈페이지 캡쳐)
중국 정부의 미디어 통제는 사실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번 '미드 상영 제한' 역시 이달 초부터 시진핑 국가주석의 강력한 지원 아래 시행되는 '깨끗한 인터넷 2014' 캠페인의 일환으로 비쳐진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 상의 음란하거나 저속한 정보를 없앤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110개의 웹사이트와 3300개의 마이크로블로그 계정을 폐쇄했다.
로이터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당국은 2009년부터 온라인 동영상 통제에 관한 논의를 해왔다"고도 전했다.
중국의 미디어 정책 연구가인 둥영은 "온라인 동영상이 문화를 향유하는 일반적인 경로로 자리잡으면서 중국 정부는 TV 프로그램과 같은 잣대를 들이댈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며 "중국의 미디어 통제는 TV나 인터넷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인민일보의 사설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의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28일 '중성(中聲)'이라는 필명의 칼럼을 통해 "일반적으로 우리는 인터넷이 가져다주는 편리함을 즐기지만 그 속에 숨은 위험 요인도 경험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인터넷에 질서가 없이 자유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며 "인터넷의 자유와 권리를 즐기기 위해서는 공공의 이해와 관련 규제들을 위반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일방적인 통제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에 반기를 들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 바이두에서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담당하는 이치이의 둥첸치우 대변인은 "우리는 정부의 관련 정책에 최대한 협조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시장 조사업체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동영상 시장 규모는 128억위안(약 2조원)에 달했다. 2017년에는 시장 가치가 세 배 가까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소후, 유쿠, 이치이 등 업체들은 그동안 미국의 드라마 뿐 아니라 새터데이나이트라이브(SNL), 엘런 드제너러스쇼 등 다양한 방송 컨텐츠 판권을 구입해 6억명의 네티즌을 대상으로 유·무료 서비스를 해왔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