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다시 25%로 인상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반사이익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미국 내 유럽 브랜드 차량 가격 상승이 현실화될 경우 현대차·기아 등 한국 업체들이 대체 수요를 일부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유럽 완성차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는 수요 둔화에 따른 간접 영향도 제기됩니다.
3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용 차량이 세워져 있다. (사진=뉴시스)
6일 업계에 따르면 미 정부는 4일(현지시각)부터 EU산 승용차와 트럭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5%에서 25%로 높였습니다. EU 자동차에 적용되던 최혜국대우(MFN) 관세 2.5%를 포함하면 27.5%에 이릅니다.
직격탄은 미국 시장에서 비중이 높은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될 전망입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유럽산 자동차 소비량 82만대 중 폭스바겐그룹이 21만8000대,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각각 17만6000대, 한국산과 일본산 차량은 각각 135만대, 126만대를 기록했습니다. 관제 재인상으로 급격한 수요 확대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한국산 차량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관세를 적용하고 있어 가격경쟁력 면에서 긍정적입니다. 독일 킬 세계경제연구소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독일이 150억유로(약 25조9000억원)의 손실을 추산했습니다. 또 장기 피해액으로는 300억유로(약 51조8000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고급차 시장에서의 변화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유럽 브랜드 의존도가 높은 럭셔리 부문에서 가격 상승이 현실화될 경우 제네시스와 같은 고가 모델이 대체 수요를 일부 흡수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관세 인상으로 유럽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 같은 가격대에서 선택 가능한 대체재로 한국 브랜드가 부각될 수 있다”며 “미국 시장에서 판매 격차를 줄이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EU산 자동차 관세 인상의 여파는 국내 배터리 업계에도 간접적으로 미칠 전망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
삼성SDI(006400), SK온 등 배터리 3사가 독일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업계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 현대차·기아와 일본 완성차에도 공급을 확대해 온 만큼, 특정 지역 수요 둔화는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수요 변동에 따라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독일차 외에 한국 일본 등 여러 차종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했습니다.
한편, 대이란 전쟁을 지원하지 않은 유럽에 관세 재인상 카드를 꺼내든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요청에 동참하지 않은 한국에도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됐다"고 밝히면서 이란전 참전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에도 어떤 청구서가 날아올지 모르는 상황이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는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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