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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여성 이사'모시기 바쁜데…유통업계,아직 인사 더뎌
자산 2조원 기업, 내년까지 여성 이사 선임해야…여성 임원 증가 '긍정적'
2021-03-07 00:00:00 2021-03-07 00:00:00
현대백화점 신사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이사회 성(性) 비에 대한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기업들이 '여성 이사' 모시기에 분주한 가운데 유통 대기업들의 여성 이사 선임은 더딘 모습이다. 자산 2조원 기업들이 내년까지 여성 이사를 선임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여성 이사 구인난도 예상된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들은 지난해 8월 시행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라 여성 이사 선임에 나섰다. 이사회 구성원이 전원 특정 성으로 구성되지 않아야 한다는 자본시장법 제165조의 20에 따라 별도 기준 자산 2조원 이상의 기업은 내년 8월까지 이사회에 여성 이사 1명 이상을 포함해야 한다.
 
이달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대기업들이 여성 이사를 선임하고 있으나 유통업계는 내년 주총으로 미뤄질 전망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 적용을 받는 151개 기업(2019년 사업보고서 기준) 중 작년 3분기 기준 여성 등기임원(사내·사외이사)이 있는 기업은 총 48개사다. 이 중 유통기업은 △삼성물산(028260)롯데쇼핑(023530)KT&G(033780)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아모레퍼시픽(090430)아모레퍼시픽(090430)그룹 △CJ ENM(035760)롯데칠성(005300)음료 △호텔신라(008770) △대상 등 10개사에 그쳤다. 
 
자료/한국기업지배구조원.
 
 
10개 기업의 여성 이사 대부분은 사외이사 혹은 비상임이사였고, 호텔신라(이부진 대표)와 대상(임상민 전무)은 사내이사를 선임했지만 모두 지배주주일가다.
 
기업의 등기임원은 이사회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임원이다. 여성 등기임원의 비율이 낮다는 것은 기업의 주요 의사 결정에 여성이 참여할 기회가 적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해외에서는 이사회 내 성별 다양성 제도가 강화되는 추세로, 자산운용사의 의결권 행사과정과 의결권 자문사의 판단에서도 중요한 고려 요인이다. 
 
주요 유통기업 중에서는 올해 이마트가 여성 이사를 선임한다. 이마트는 이번 주총에서 김연미 성균관대 법합전문대학원 부교수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 신세계, 현대백화점, LG생활건강, 하이트진로, GS리테일 등은 내년까지 이사회에 여성 이사를 포함시켜야 한다.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은 "현재 약 30%의 기업만 법 시행에 대비가 돼 올해와 내년 주주총회에서 여성 이사를 선임하고자 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며 "제도 시행 초기라는 점에서 상장회사의 이사로서 적합한 전문성을 지닌 인재 풀이 넓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기업에 적합한 여성 이사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후보를 파악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여성 임원이 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현대백화점 그룹의 한섬의 여성 임원(미등기)은 작년 3분기 7명으로 전체 임원의 30.4%를 차지한다. 신세계 그룹의 신세계인터내셔날도 21명 중 4명이 여성 임원이다. 또한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에서 한섬은 나효진 캐릭터사업부장을 상무로 승진시켰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장혜진 브랜드커뮤니케이션(BC)담당이 상무보로 승진했다. 이마트도 정민주 몰리스 BM을 상무로 승진시켰고, 롯데그룹은 오는 2022년까지 여성 임원 60명, 여성 간부 30%를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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