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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정성훈 스포츠건축가 "경기장 가야만 하는 이유 만들어야"

"한국적 환경 고려한 경기장 건축 모델 고심해야 할 때"

2016-04-2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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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스포츠 경기장 건축가인 정성훈(46) 로세티(미국 스포츠건축 사무소) 이사가 관중들이 경기장에 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드는 한편 한국적 특성을 고려한 건축 모델에 대해 고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는 27일 충남 태안군 안면도 리솜오션캐슬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한국프로스포츠협회 주최 '2016 프로스포츠 마케팅 워크숍'에서 "팬들이 경기를 보는 이유와 직접 경기장에 가는 이유는 전혀 다르다. 저는 경기장에 가야 하는 이유를 만드는 사람이라 생각한다"면서 "경기장을 만들려고 처음 고민할 때부터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만드는 게 중요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어떻게 한국형 경기장을 만들 수 있는가 고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성훈 이사는 최근 개장한 고척스카이돔 설계에 참여했으며 수원케이티위즈파크의 전략을 짜기도 했다. 다만 정 이사는 그 과정에서 스포츠 건축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지자체가 건축 설계 과정에 관여하는 한국적 현실에 대한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정 이사는 "단순히 표를 많이 파는 것만 보자면 중요한 것은 좌석이다. 경기장이 처음에 어떻게 디자인됐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다"면서 "디자인 단계에서 콘서트나 복싱 등 다양한 활용방식을 따져봐야 한다. 농구장이라고 해서 농구장 관중 수만이 경기장의 모습을 결정짓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지자체에서 (해당 종목의) 관중 수나 좌석 수만 따져 짓는 경우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정 이사는 "경기장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팀, 경기장, 팬과의 관계를 잘 살펴야 한다. 사람들이 경기장에 가는 이유는 누군가와 사회적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 점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장 '지붕'에 대해서도 정성훈 이사는 건축가의 시각에서 설명했다. 정 이사는 이대호가 뛰는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의 홈구장 세이프코필드의 지붕을 예로 들며 "보통 경기장 지붕 하나 만드는 데 1000억~1500억원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지붕을 씌워 진행하는 경기가 많은 것도 아니다"라며 "그래도 지붕을 씌우는 이유는 시즌 티켓 판매 때문이다. 지붕이 있으면 날씨와 상관없이 무조건 경기가 열린다고 안심하며 시즌 티켓을 산다"고 설명했다.
 
또 정 이사는 "우리는 대부분 결과를 많이 본다. '저기 지붕 씌웠네' 하면 우리도 씌우는 식"이라며 "이제 우리도 결과를 보기 전에 원인을 보고 우리에게 맞는 이유에 따라 각기 다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정성훈 로세티 이사. 사진/프로스포츠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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