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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혁

다시 시작된 야구계의 '오승환 구하기'

2017-01-01 15:31

조회수 : 5,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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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 원로들의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 구하기가 다시 시작됐다. 201512월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징계를 받은 오승환이 국가대표에 뽑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앞두고 있다. 이번 WBC는 사상 처음으로 국내 서울 고척돔에서 1라운드 경기가 열린다. 야구계에서는 이를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일 기회이자 자존심이 걸린 대회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 오승환이 야구대표팀에 승선해야 한다는 관측이 내부에서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오승환의 대표팀 합류 주장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에 오른 김응용 회장한테서 나왔다. 김응룡 회장은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국내 징계 문제로 오승환이 WBC에 나갈 수 없다면 나중에 2020년 도쿄 올림픽과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오승환을 뽑을 수 없다"면서 "오히려 국내 징계를 철회해도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그게 안 되면 KBO에서 오승환이 태극마크는 달 수 있도록 허락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응룡 회장이 테이프를 끊자 기다렸다는 듯 김인식 WBC 대표팀 감독이 살을 붙였다. 이 보도가 나온 후 이틀 뒤 김인식 감독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오승환의 WBC 참가 의지가 강하다고 들었다. 오승환이 대표팀에서 뛰는 건 봉사의 의미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야구 원로들의 발언이 이어지면서 야구계 전체 입장은 단번에 정리된 모양새다. 야구계 후배 인사가 오승환에게 특혜를 줄 순 없다고 원로들과 반대되는 의견을 내놓을 순 없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야구계 인사가 있는지도 사실 불분명하다. 야구계는 똘똘 뭉쳐 언론을 포함한 다양한 채널로 그들의 의견을 개진할 게 뻔하다.
 
이는 "국가대표가 과연 봉사하는 자리인가?'하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다시 떠오르게 한다. 태극마크를 달고 자신의 분야에서 기량을 펼치는 게 어째서 국가와 국민을 향한 봉사로 이어지는지 다시 생각해 볼 시점이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해외 원정도박 혐의 직후 약식기소돼 1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선수다. KBO는 그에게 리그 72경기(50%)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오승환은 곧장 메이저리그로 날아가 자신의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징계를 이행하지 않은 신분인 셈이다. 일부에선 메이저리그 진출을 근거로 대는데 만약 그가 KBO 무대로 복귀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더군다나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 직후 현지 인터뷰에서 도박이 문제가 되는지 몰랐다는 식의 답변을 해 비판을 받기도했다.
 
여론은 분명하다. 오승환의 대표팀 합류가 편법이라는 목소리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구계의 상황 인식은 과거에 머물러있는 모습이다.
 
WBC 대표팀은 오는 4일 회의를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오승환 얘기는 또 나올 것이며 26일 최종 명단 제출까지 그의 대표팀 승선 여부는 꾸준히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오승환. 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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