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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의 '허용 오차'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얘기가 아니다. 일신과 가족의 편익을 위해서라면 타인에게 돌아가야 할 기회·권리를 편법으로 빼앗고도 부끄러워하거나 죄의식을 갖지 못하는 기생충 얘기다. 내 얘기일 수도, 불편하시겠지만 당신 얘기일 수도 있다. 인간 본성은 쉬 변하지 않는다. 이기적 태도가 특히 그러하다. 본성의 맨 밑으로 내려가면 결국은 이기심밖에 남지 않는다. 그 이기심이 인류문명사 초기, 험난하고 척박한 자연환경에서 영장류의 한 분파인 호모 사피엔스를 멸종 위기로부터 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기심은 말 그대로 타인을 해치는 것이기도 하다. 남을 제치고 때론 해쳐야 먹을 것을 구하고 따뜻한 잠자리를 얻어 살아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군집생활을 시작한 뒤로, 타인을 해치는 수준의 이기심을 제어하지 않고서는 공동체 유지가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래서 공동체 존속·유지 차원에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이기심에 대한 규제와 처벌이 필요하게 됐다. 그게 체계화된 게 도덕과 법률이고, 그걸 교육시킴으로써 공동체 유지에 필수적인 상식이 형성돼왔다. 그래서 지금도 사회화의 시작점인 초등교육과정에서부터 그 과정을 학습시킨다. 공동체의 최소 질서와 평화를 위해 이기심을 규제·처벌하지 않으면 세상은 비인간적 '선착순'이 일상화된 전쟁터일 수밖에 없다. 경쟁으로 포장된 선착순이야말로 우리가 인간이기를 스스로 포기하는 '동물 선언'이자, 호모 사피엔스와 다른 영장류의 구분점인 이성과 배려를 스스로 짓밟아버리는 자해 행위다. 자신과 가족의 편익을 위해 남의 몫이어야 할 기회·권리를 가로채는 이기심 덩어리들이 즐비하다. 탐욕의 화신인, 공동체 정신이라고는 약에 쓸래도 찾을 수 없는 약탈적 자본가들만 그러는 게 아니다. 얼굴에 철판을 깐 부류는 공익적 차원에서 다루거나 제재하기가 차라리 쉬울 수 있다. 문제는 평범한 악이다. 입으로는 상식과 정의를 주억대면서, 막상 자기 삶에서는 그악스럽게 이기심을 앞세우는 평범한 시민이 많다. 도덕 수준이 높은 양 행세하고 정의로운 척 하다가도, 먹고 사는 경제적 문제 앞에서는 자연스럽고도 당연하게 반칙을 저지른다. 그런데 죄라고 느끼지 못한다.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저지르는 허용 오차' 정도로 생각 한다. 많은 사람들이 힘들게 사는 걸 뻔히 알면서도 온갖 편법으로 제도를 악용해 이익을 누리고 있고, 계속 누리려 아등바등댄다. 심지어 그걸 자신의 능력이나 당연한 권리로 여기고, 뺏기지 않으려 저항하기까지 한다. 공익을 해치는 기생충이다. 반칙을 저지르고도 제지당하면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억울해하는 그 이중성이 사회를 환멸스럽게 만들고, 삶의 질을 떨어트린다. 진짜로 힘들게 사는 사람들은 기생충처럼 이중적일 겨를 조차 없다. 기생충은 사회경제적 강자 앞에선 주눅드는 반면,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 앞에서는 그 알량한 '유능함'을 내세워 강해지기 일쑤다. 그리고 대개는 편법이나 위법을 동반하는 그 유능함으로 약자의 기회·권리를 빼앗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기생충이다. 구조적·제도적 거악뿐만 아니라, 소시민들의 반칙·위법도 사람다운 세상의 적이다.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얘기를 빌지 않아도 된다. 이기심에서 비롯된 꼼수가 체질화된, 그러나 악이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평범한 악'이 일상화돼있다는 게 우리의 위기다. 대수롭잖게 여기는 이기심이나 편법이 실은 죄악이라는 걸 인식시키는 게, 그래서 중요하다. 그걸 우리는 법치라고 부른다. 이 평범해 보이는 악이 문제다. 많고 흔하기에 죄라고 인식하지 못한다. 악순환이다. 기생충을 이대로 두고서는 1인당 GDP가 5만 달러, 아니 7만 달러를 넘어도 수준 높은 사회는 요원하다. 우리가 이루려 애쓰고, 아이들에게 물려주려는 '사람 사는 세상'은, 미안하지만 가망 없다. 평균수준 감점 요인을 없애야 수준이 높아진다는 건 두 말 하면 잔소리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은 법과 시민사회의 자정작용을 통해 기생충을 없앨 때 비로소 도모할 수 있다. 기생충은 무임승차권이나 '편법·반칙 할인권'을 따내려 늘 꾀를 부린다. 위법을 저지르고라도 일단 한 번 따내면 그 때부터는 뺏기지 않으려 용을 쓴다. 그렇게 용쓰는 것을 일신과 가족에 대한 보호능력이나 생존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여기는 풍조가 없어지지 않는 한, 야만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는 기생충이 아니라 사람이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pen3379@gmail.com)


도 넘는 야놀자 갑질, 브레이크가 필요해"숙박업도 해본 경험이 있는 대표가 해도해도 너무하네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손님이 끊겨 어려운데 숙박업소들의 호주머니 돈을 털어 매출을 올리고 있어요." 야놀자의 과대한 수수료 정책에 숙박업주들의 한숨이 연일 깊어지고 있다. 업주들 사이에선 야놀자가 플랫폼 기업중 가장 독하게 수수료 착취를 하고 있다고 얘기되고 있다. 예약 한건당 떼어가는 수수료는 10% 수준이지만 비수도권 기준으로 최대 300만원 수준의 광고비를 감안하면 사실상 30~40% 수준의 수수료를 챙기는 셈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지역에선 최대 500만원까지 광고료를 챙기고 있다. 업주들은 광고를 하지 않으면 숙박업체가 손님을 받아들이기 힘든 구조로 돼있다고 토로한다. 게다가 숙박업소 다수가 상업지역에 몰려있다보니 신규 손님 창출이 힘들고 옆 숙소에서 가격을 내리거나 광고를 통해 모객을 하면 더욱 손님이 줄어 어려워지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야놀자 고액 광고는 업주들에게 부담이 크지만 달콤한 유혹이다.  야놀자 광고상품은 다양한 카테고리 안에 분류돼있는데, 매달 최고 가격 300만원을 지불하면 어느 코너에서도 자신이 운영하는 숙소를 노출시킬 수 있다. 한 숙박업체 사장은 "'옆 모텔에서 300만원짜리 광고를 해 손님이 늘었다'고 야놀자 영업사원이 와서 태블릿PC로 쓱 매출 상승 데이터를 보여준다. 그 얘기를 들으면 200만원 광고를 하다가도 더 올리고 싶어진다"면서 "예를 들어 300만원짜리 광고를 하면 1500만원 규모 손님을 보내줘야 순이익이 나는데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쉽지 않다. 그래도 광고를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와중에 야놀자는 모텔 프랜차이즈 사업 등을 영위하는 문제로도 도마에 올라있다. 야놀자는 브랜드 판권만 팔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운영관리에 개입하지 않는다고 얘기하지만 실제 관련 프랜차이즈 숙박업주들의 얘기는 다르다. 매달 숙박과 대실로 발생한 수수료를 떼어가는 데다, 호텔 인테리어, 공사 등에 직접 관여해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객실관리업체와 비품업체까지 인수한 행보만 보더라도 이러한 모텔 프랜차이즈 사업과 긴밀하게 연관해 사업을 펼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현재 야놀자는 모텔 브랜드를 6곳 보유하고 있고, 벌써 전국에 237개소가 운영 중이다. 숙박업체들은 프랜차이즈가 시장을 더욱 교란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프랜차이즈들이 상단에 노출돼 손님을 뺏어오는 구조여서 주변 숙소들까지 고액광고를 하도록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유사 프랜차이즈 방식의 영업은 야놀자뿐 아니라 카카오와 쿠팡에서도 비슷하게 문제로 거론되고 있는 부분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과 비가맹 택시 사이 불공정 배차 의혹이 불거지고 있고, 쿠팡도 자체 상품(PB)을 늘려 자신의 플랫폼 내 상단에 노출시키고 있다는 소위 특혜 의혹이 일었다.  빠른 성장세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나스닥 상장까지 추진중인 야놀자의 성장 뒷면엔 국내 숙박업주들의 희생도 수반돼있다. 실제로 야놀자 매출의 상당 부분이 광고 수입과 판매수수료 수입, 객실판매 수입에서 나오고 있다.  숙박업체들은 야놀자가 중개플랫폼 업체로서 최소한의 역할만 해주길 바라고 있다. 최근까지도 야놀자는 상생을 외치며 다양한 코로나 극복 지원 대책을 내놓았지만 숙박업체들은 그 진의마저 의심하고 있다. 대한숙박업중앙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말 기준 전국숙박업소 중 올해 휴업하거나 폐업한 일반숙박업체가 전체 5만3436곳 중 2만3199곳에 이른다. 해외서 오는 손님은 거의 없고 국내 손님도 늘지 않는 상황에서 숙박업체들간 파이 나눠먹기 경쟁만 과열되는 양상이다. 업체들의 호소에 대한 야놀자의 미적지근한 반응에 결국 공정위와 국회가 칼자루를 쥐게 됐다. 정부가 칼날을 벼르기 전 모텔 종업원 출신으로서 누구보다 현장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을 이수진 대표가 직접 나서 이들의 눈물을 먼저 닦아줘야 한다. 이선율 중기IT부 기자(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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