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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살 공무원 형 "월북 결론 허구, 동생 구조할 수 있었다" 분통
"동생, 8년간 국가공무원으로 조국에 헌신한 애국자"
2020-09-29 15:38:06 2020-09-29 15:38:06
[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북한에 의해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의 친형이 정부 당국의 '월북 결론'은 완전한 논픽션(허구)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유족들은 실종 전 동생을 구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두 번이나 존재했지만 당국이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 않았던 것에 대한 진실 규명도 요구했다. 누리꾼들도 당국의 성급한 결론을 두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이 씨는 2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 센터에서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을 열고 "(당국이) 동생을 자진월북으로 몰아가고 있지만 마지막 죽음의 직전까지 골든타임이 있었고 우리 군이 목격했다는 6시간 동안에도 살리려는 노력과 그 어떤 수단은 사용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피살 공무원 A씨 유족들은 '월북설'을 기정사실화 한 정부 당국의 발표는 '허구'라고 지적했다. 국가공무원으로 8년 동안 조국에 헌신하고 봉사한 투철한 사명감을 가진 애국자인 동생을 정확한 근거도 없이 자진 월북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해경은 "실종 공무원 A씨가 3억3000만원 규모의 채무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다고 발표했다. 단순히 채무가 있었다는 정황으로 월북이라고 단정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나 언어 도단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유가족 입장에서는 실종자 유해도 찾지 못한 상황에 정부가 월북설을 뒷받침하려는 근거로 도박빚을 꺼내들며 죽은 이의 명예를 훼손한 것에 분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 해경과 군 당국의 발표를 두고 야권도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국민의 힘 김웅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해수부 공무원이 아쿠아맨이냐”며 “직선거리 20km의 가을 밤바다를 맨몸수영으로 건너려고 했다”는 것이냐며 비꼬았다. 
 
누리꾼들은 "유가족 두 번 죽이는 정부, 감청했으면 월북을 대변하는 구체적 감청 결과를 공개해라",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오만함은 어디에서 나오는 거냐", "확실한 증거도 없으면서 성급히 월급으로 단정짓고 프레임을 짜고있다", "국민을 이런 식으로 취급하는 정부를 앞으로 어떻게 신뢰해야 하냐"면서 강도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산하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A씨의 형 이래진 씨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언론회관 서울외신기자클럽에서 외신 기자를 대상으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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