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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민간인 쏴죽였다고?…'잘못된 정보'에 시카고 폭동
2020-08-11 10:17:18 2020-08-11 10:17:18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미국 시카고의 최대 번화가에서 심야에 대규모 폭동과 약탈이 일어나 일부에서는 경찰과 총격전도 벌어지는 등 도심이 마비됐다. 경찰이 민간인을 쏴서 숨졌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폭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시내 중심가에서 10일(현지시간) 사람들이 폭동으로 부서진 매장 쇼윈도를 보수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10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이날 자정 무렵부터 새벽 5시 사이 수백명이 '환상의 1마일'(Magnificent Mile)로 불리는 고급 상가 밀집지역 미시간애비뉴 등 도심 곳곳에서 상점 유리창을 깨고 상품을 약탈했다.
 
경찰은 폭도들이 애플·베스트바이 등 대형 매장과 루이뷔통·아르마니·오메가 시계 등 고급 상점, 백화점 등을 돌면서 유리창을 깨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 쇼핑백 가득 물건을 담아 달아났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많은 차량이 몰려와 많은 사람을 각 상점 앞에 내려놓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진압에 나선 경찰을 향해 사제 최루탄을 쏘고 돌과 병을 던지며 저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카고 경찰 대변인은 "폭동 발생 약 5시간 만인 이날 오전 4시30분께 미시간애비뉴 인근 레이크스트릿에서 일부가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경찰을 향해 총격을 가했고 이에 대응 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총에 맞은 경찰은 없으며 차량 총격 용의자 가운데 부상자가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대변인은 "하지만 총격에 앞서 수많은 경찰관이 폭동 대응 과정에서 부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중간발표를 통해 2명이 총에 맞고 100여 명이 체포됐으며 경찰관 1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총에 맞은 2명 가운데 1명은 사설 보안요원이고, 다른 1명은 경찰에 총을 쏘다 대응 사격에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브라운 시카고 경찰청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순전한 범죄행위'라면서 "어떤 항의시위와도 연관되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전날 오후 2시30분께 시카고 남부 우범지역 잉글우드에서 발생한 총기 소지자와 경찰의 총격에서 촉발됐다고 설명했다.
 
용의자는 총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총을 쏘며 달아나다 경찰의 대응 사격을 받고 쓰러져 인근 시카고대학 부속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용의자는 병원에서 회복중이지만 경찰이 사람을 쏴서 숨지게 했다는 잘못된 소문이 퍼진 것이 폭동과 약탈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브라운 경찰청장은 "사건 현장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잘못된 정보로 인해 분위기가 점차 과열됐다"면서 "이후 소셜미디어에 도심 번화가 약탈을 계획하는 게시물들이 잇따라 올라왔다"고 전했다.
 
경찰 당국은 도심에 400여 명의 경찰관을 배치했으나, 사태를 막지 못했다.경찰은 오전 4시 무렵부터 상황을 제압할 수 있었으나 흩어진 사람들은 날이 밝을 때까지 곳곳에 흩어져 반달리즘을 자행했고 이로 인해 전철과 버스 등 도심으로 향하는 교통이 전면 통제됐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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