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의혹' 조국 5촌 조카, 징역 4년…일가 중 첫 판단
정경심 횡령 혐의에 "투자 아닌 대여" 불인정…증거인멸교사는 인정
입력 : 2020-06-30 17:11:37 수정 : 2020-06-30 17:47:54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사모펀드를 운영하면서 7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모씨가 1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업무상 횡령과 증거인멸 교사 혐의 관련 공범으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서는 증거인멸교사 혐의만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부(재판장 소병석)는 3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조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조 전 장관 일가에 대한 수사가 이뤄진 지 10개월 만에 나온 첫 판단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가 투자한 코링크PE의 실질 운영자로 지목받은 조 전 장관 5촌 조카카 1심에서 징역 4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조 전 장관이 자신의 공판기일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재판부는 조씨가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의 실질적인 의사 결정권자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익성 부사장과 회장과 함께 자금 유치와 상장사 인수 업무 등을 담당하면서 사실상 투자 없이 WFM을 무자본으로 인수하고 각종 명목으로 자금을 인출했다"면서 "허위 공시, 부정거래, 허위계약 등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기 어려운 탈법적이고 부정한 방법을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인한 피해는 투자자, 채권자, 특히 주주들에게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조 전 장관의 청문회 과정에서 관련 증거를 인멸하게 했다"면서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장사에 대해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인데 기업 공시제도 무효화시키고 자본시장의 신뢰성을 훼손하는 범죄를 저질러 증거인멸은닉교사는 그 죄질이 좋지 않으므로 범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한다"고도 말했다.
 
조씨와 정 교수가 관련된 혐의 중 횡령은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은 조씨가 정 교수와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고 수수료 명목으로 매달 860만원씩 총 1억 5000여만원을 지급해 회삿돈을 횡령했다고 봤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정 교수는 이자를 받았을 뿐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했고 회삿돈을 횡령하는 데 가담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피고인과 정 교수 사이에는 원금을 보장하고 수익, 기간을 고려해 이자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 일종의 금전소비대차(대여)가 형성됐다"고 봤다. 재판부의 이 같은 판단은 사모펀드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 교수와 조 전 장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 전 장관의 청문회 직전 정 교수와 함께 코링크PE 직원들을 시켜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된 증거를 삭제하게 한 혐의 등은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모해서 증거인멸교사 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로 정 교수와 금융거래를 한 것 때문에 정치권력과 검은 유착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한 것이 범행의 주된 동기라는 시각이 있다"며 "피고인이 정 교수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불법적 방법으로 재산 증식하고 정치권력과 검은 유착했다는 근거는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조 전 장관 가족이 투자한 코링크PE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회삿돈 72억여원을 유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허위 공시와 주가 조작에 개입한 혐의도 받는다. 조씨는 지난 2017년 2차전지 업체 WFM의 주식을 인수하는데 필요한 약 50억원을 코링크PE 등의 자금을 조달해 마련했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검찰은 인수에 쓰인 돈 대부분이 사채인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는 2018년 2~6월 동안 음극재 설비대금을 과다 계상해 WFM 자금 총 16억3700만원을 횡령하고 이를 개인채무 변제 및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됐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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