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따' 강훈 "조주빈 협박에 어쩔 수 없이 가담"
"박사방 운영, 음란영상 유포는 인정…음란행위 강요 등은 조주빈 단독 범행"
입력 : 2020-05-27 16:19:11 수정 : 2020-05-27 16:19:11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물 등을 제작·배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화명 '부따' 강훈이 "자신은 조주빈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강훈 측은 박사방 운영과 성착취 동영상 유포, 수익금 인출 등 혐의는 인정하지만 동영상 제작에는 가담하지 않았다고 했다.
 
강훈 측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부(재판장 조성필)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조씨가 자신의 지시에 완전 복종하면서 일할 하수인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그 하수인이 피고인 강씨라는 게 변호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와 성 착취물 제작·유포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된 '부따' 강훈이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변호인은 그의 범행 가담 경위에 대해서 설명했다. 변호인은 "당시 강훈은 고등학교 3학년으로 수험생 스트레스를 야한 동영상을 보며 풀려다가 조주빈을 알게 됐다"며 "조주빈이 음란물을 보여줄테니 성기 사진을 보내라 해 협박에 이끌려 가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강훈은 신상노출이 없을 거라 생각해 성기 사진을 찍어 보냈는데 조주빈이 카카오톡 등을 찾아서 뿌린다고 협박했다"면서 "당시 강훈은 겁에 질려 '한 번만 봐달라' 싹싹 빌었고 대학 진학을 못 하고 친구를 잃을까 조주빈이 시키는 대로 하겠다 했다"고 설명했다.
 
강훈 측은 성착취물을 제작하거나 피해자를 협박해 직접 추행하고 음란행위를 강요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조주빈과 공모해 피해자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강요나 성적 학대 행위를 한 적 없다"면서 "아동청소년으로부터 성착취하고 동영상을 제작한 것은 조주빈의 영업노하우인데, 영업노하우가 알려지면 수많은 경쟁자에 의해 밀려날 것으로 조주빈은 예상했고 공모자들에게는 공개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다만 해당 영상물을 영리 목적으로 텔레그램 방에 판매·배포한 혐의, 수익금을 가상화폐로 환전해 조주빈에 전달한 혐의는 전체적으로 인정했다. 조주빈과 별개 범행인 지인 사진을 합성해 능욕한 혐의 등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조주빈과 공모해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 1000만원을 편취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조주빈의 계획을 전달한 것뿐이라고 했다.
 
강훈 측은 "이 사건 중대 범죄에 가담하게 돼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강훈이 직접 가담한 것과 가담하지 않은 것을 구분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이 청구한 전자발찌 부착 명령에 대해서도 "이 사건 가담에 반성하고 후회하며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며 "강훈은 조주빈의 꼭두각시에 불과하고 신상이 이미 공개돼 재범 우려가 매우 적다"고 기각을 요청했다.
 
강훈의 2차 공판은 다음달 24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공익근무요원 강모씨 등 3명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조주빈은 제일 마지막에 증인으로 부를 계획이다.
 
강훈은 조주빈과 공모해 지난해 9~11월 아동·청소년 7명, 성인 11명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하고 영리목적으로 텔레그램에서 판매·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9월 피해자 A씨를 협박해 인증사진을 전송받고, 같은해 11월 피해자 B씨에게 '말을 듣지 않으면 전신노출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취지의 협박을 한 혐의도 적용됐다.
 
지난해 11~12월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는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게 법조인인 것처럼 행세하며 유리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고 속여 총 1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도 있다. 조주빈에게 성착취 범행자금으로 제공된 암호화폐를 환전해 약 2640만원을 전달한 혐의도 받는다. 
 
이외에도 SNS에서 알게 된 타인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취득한 혐의, 피해자 C씨 얼굴에 타인의 전신노출 사진을 합성해 음란한 말과 함께 온라인에 게재한 혐의도 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왕해나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입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