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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은 내리는데 증시는 오르고…"보수적 투자 유지해야"
기업실적 악화에도 증시 랠리…2분기 실적 전망은 암울…"경기회복 전 낙관 안된다"
2020-05-25 06:00:00 2020-05-25 10:29:44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곤두박질 치는 와중에 증시는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3개월여만에 2000선을 돌파했고, 코스닥 지수는 연중 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현재 증시가 무역 수지 적자와 기업 실적 악화 등 실물경제 지표에 비해 고평가 됐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증시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며 보수적인 투자를 조언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1~22일 이틀 연속 장중 2000선을 터치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코스피는 이달 들어 1950선을 등락하며 박스권에 갇힌 모습을 보였었다. 그러다가 미국의 전지역 락다운 해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 등 호재가 겹치면서 박스권을 탈피, 지난 21일 장중 2004.95포인트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지난 21일 연중 고점인 712.72를 찍었다.
 
증권가는 이번주에도 코스피가 2000선 탈환을 모색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가 1940~2030포인트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하나금융투자는 1950~2000포인트를 오갈 것으로 추측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부정적인 글로벌 경제 지표 등으로 증시 상승을 바라보는 불안한 시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긍정적 전망도 흘러나오는 분위기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분기 기업 실적 발표 후 증시가 크게 흔들리지 않았듯, 2분기 실적도 크게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두가 실적 악화를 예상하고 있어 어느정도 선반영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증시와 펀더멘털 사이의 괴리다. 기업의 실적이 좋아서 주식이 오르는게 아니라는 뜻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592곳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2% 급락했다. 2분기 전망도 암울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코스피 사장사 167개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는 전년 동기 대비 21.6% 감소했다. (관련기사: "2분기 의약·식품 '맑음' 자동차·항공 '흐림'")
 
전문가들 사이에선 코스피 2000포인트 선을 기준으로 밸류에이션 부담 구간에 들어섰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대감을 실망감으로 바꿀 이슈가 있으면 변동성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기업 실적 악화나 경기지표는 증시에 선방영됐지만, 미중 갈등이나 코로나19 재확산 등이  하반기와 내년 경기 회복 기대치를 끌어내릴 이슈가 치명적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의 정치·경제적 조급증이 팬데믹 재점화로 흘러간다면 초점은 다시 경기 침체 우려로 재집결할 것"이라며 "이 경우 최근 상승분이 모두 위협받을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박석현 KTB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글로벌 경제 활동 재개 가능성의 척도"라며 "중국의 정책 대응 강화에도 소비 및 투자 회복 속도가 더디면 글로벌 경제활동 재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결국 하반기와 내년 경기 회복 기대감에 한껏 높아진 지수인 만큼 그 기대치가 낮아질 변수를 만날 때 주가가 크게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선 대형주가 외국인 수급에 민감하기 때문에 중소형주에 유리한 환경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대외 민감도도 코스닥 시장보단 코스피 시장이 크다는 것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경기 개선이 더딜 수 있다는 우려는 수출주 위주인 대형주 반등 속도를 상대적으로 둔화시킨다"며 "정책 기대감을 지속할 수 있는 5G장비, 클라우드, 전력망 효율화 등 중소형주에 대한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용구 연구원 역시 중소형 성장주로의 관심은 더 커질 것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주도주인 커뮤니케이션 및 바이오 대표주로 압축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경제지표 및 기업 실적 부진은 이미 선반영했다"며 "코로나19로 성장한 테크 및 플랫폼 기업의 시장 지배력 강화, 중국 양회와 한국형 뉴딜 추진 등 신인프라 투자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 단기적인 모멘텀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8~9월엔 미국의 중국산 제품 관세 한시적 면세 만료, 연준의 긴급대출제도 종료, 미국 대선 첫 TV토론 실시 등 시장 경계감을 높이는 이벤트가 몰려있어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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