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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음식점 배달 수수료 0원…대기업 광고가 수익원"
'ICT 규제 샌드박스' 뉴코애드윈드 장민우 대표…거래처 100곳으로 '껑충'
2020-04-27 13:18:48 2020-04-27 13:18:48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동네 음식점들로부터 돈을 받지 않고 배달과 광고를 해주는 기업이 화제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ICT 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받은 '뉴코애드윈드'가 주인공이다. 이달초 일부 배달 플랫폼이 배달 수수료 인상으로 논란이 된 가운데 뉴코애드윈드는 자영업자들에게는 돈을 받지 않는 과감한 사업 모델을 실천하고 있다. 매출은 대기업들로부터 받는 광고료로 올린다. 27일 광주광역시에서 사업을하고 있는 장민우 뉴코애드윈드 대표(사진)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골목상권과의 상생 모델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구체적 내용에 대해 들었다. 
 
배달 요청한 곳의 광고가 오토바이 배달박스에 
 
뉴코애드윈드는 배달 오토바이에 장착된 '디디박스'가 수익 모델의 핵심이다. 배달기사가 음식점의 배달요청 콜을 수락하면 디디박스의 겉면은 배달대행을 요청한 곳의 상호와 광고로 자동으로 변경된다. 지난해 과기정통부의 ICT 규제 샌드박스 2차 심의위원회에서 한 차례 보류됐지만 3차 위원회에서 실증특례를 부여받았다. 현행 옥외광고물법은 오토바이 등 교통수단에 전기사용이나 발광방식의 조명을 이용하는 광고물을 금지하고 있어 오토바이에 디지털 광고를 할 수 없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광주광역시 및 전라남도 경계지역에서 최대 100대 이내의 오토바이에 우선 적용하는 조건으로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이에 뉴코애드윈드는 올해 2월19일부터 본격 사업을 시작했다. 배달 수수료를 받지 않고 가게의 광고도 무료로 해준다는 소식에 광주시 음식점주들의 배달 요청이 이어졌다. 배달원을 고용하거나 플랫폼 업체에게 수수료를 낼 여력이 되지 않는 음식점들 입장에선 디디박스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현재 뉴코애드윈드와 거래 중인 곳은 100곳이다. 
 
기존 배달 플랫폼 업체들의 오토바이 배달 박스 겉면에는 해당 배달 플랫폼의 상호가 노출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디디박스는 현재 배달 중인 음식을 만든 가게의 상호가 표시된다. 배달 플랫폼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자영업자들은 수수료를 내더라도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게 됐다. 가게 상호에 대해선 따로 광고할 방안이 필요했는데, 기존에 자주 쓰던 방식인 전단지의 경우 제작과 배포에 돈이 든다. 하지만 디디박스를 통한 광고는 이러한 비용을 줄여줄 수 있다. 
 
장 대표는 배달기사들에게도 기존의 배달 플랫폼 업체들과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했다. 보통 배달 기사가 배달을 해주고 받는 배달료에서 일부는 플랫폼 업체들이 가져간다. 이 상황에서 배달기사들이 아무래도 솔깃하게 되는 건 배달 건수에 따라 받는 인센티브다. 가령 한 달에 1000콜 이상의 배달을 하면 배달료 외에 인센티브를 추가로 받는 식이다. 문제는 배달 기사들이 배달 건수를 늘리기 위해 신호를 위반하거나 과속을 일삼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교통사고 증가로 이어지곤 한다. 장 대표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배달료 전액을 배달 기사들의 몫으로 돌렸다. 기사들의 상해보험, 운전자보험도 회사가 가입해준다. 대신 기사들과 계약을 맺을 때 과속하지 않고 안전운행할 것을 요구한다.  
 
뉴코애드윈드의 디지털 광고 배달 박스 '디디박스'가 장착된 오토바이. 사진/뉴코애드윈드
 
장석영 과기정통부 2차관(맨 오른쪽)이 뉴코애드윈드의 디지털 배달통 '디디박스'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과기정통부
 
대기업 광고 요청 이어져…지자체도 관심
 
그런데 과연 음식점과 배달 기사들로부터 받는 게 없는데 기업들의 광고만으로 회사 운영이 가능할까. 오토바이의 배달박스를 활용한 광고에 대한 수요 또한 정말 많을까. 이같은 의문에 대해 장 대표는 디디박스를 활용해 광고를 하고 싶다는 문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답을 내놨다. 오토바이에 노출되는 광고는 해당 지역을 타깃으로 한 광고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가령 지역 영화관의 영화 예고나 건설회사의 아파트 분양 광고가 해당된다. 모두 해당 지역주민들에게 알려야 효과가 있는 광고들이다. 이미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들로부터 요청을 받아 유료광고를 집행 중이다. 
 
장 대표는 소비자들에게도 기존 배달 플랫폼처럼 할인 쿠폰 등의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기업들과 협상 중이다. 기업들이 할인 쿠폰을 제공하면 뉴코애드윈드는 그 기업의 광고비를 깎아주는 방식이다. 기업과 뉴코애드윈드가 할인 쿠폰에 들어가는 비용을 분담하는 셈이다.  
 
장 대표는 광고를 전담하는 팀도 만들 계획이다. 배달이 아닌 기업들의 광고만 전담으로 하는 팀이다. 가령 기업이 요구한 시간대와 장소에 오토바이들이 나가 디디박스에 광고를 노출해주는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할 방침이다. 이같은 배달 방식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반응을 보였다. 장석영 과기정통부 2차관은 지난 22일 뉴코애드윈드를 직접 방문했다. 장 차관은 "디디박스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광고 기반의 새로운 배달대행 서비스로 디지털 기반의 비대면 산업의 모범사례"라며 "관련 규제가 조기에 개선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 배달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고려 중인 광주시와 경기도청도 뉴코애드윈드를 방문해 사업 모델에 대한 설명을 청취했다는 후문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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