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몽니에 '착오송금 구제법' 폐기 위기
예보, 착오송금 피해 소송 대리…한국당 "예보가 왜 그런 업무하냐"
입력 : 2020-01-28 16:43:45 수정 : 2020-01-28 16:43:45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이른바 '착오송금 구제법'이라 불리는 예금자보호법 개정안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반대에 가로막혀 폐기될 위기에 놓였다. 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착오송금에 따른 피해자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8일 금융·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한국당의 지적에 따라 착오송금 구제 정책을 일부 수정했다. 당초 착오송금 구제정책은 예금보험공사가 착오송금자에게 돈을 미리 지급한 뒤, 이후 예보가 수취인을 상대로 소송을 통해 돈을 돌려받는 내용이었다. 금융당국은 착오송금자에게 돈을 미리 지급하는 과정에서 정부·금융사 출연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이에 한국당은 "개인의 실수를 왜 정부·금융사가 보전하냐"며 반대했다. 특히 예보가 착오송금자에게 미리 돈을 지불한 상황에서 예보가 소송에서 패소해 수취자로부터 돈을 모두 돌려받지 못하면, 정부·금융사의 손실이 생긴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정부·금융사의 출연이 필요 없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했다. 착오송금자에게 돈을 먼저 지불하는 방식이 아니라, 소송을 통해서 받은 만큼 돌려주는 방식으로 바꿨다. 이렇게 된다면 정부와 금융사의 출연이 필요하지 않을 뿐더러, 패소로 인한 손실 위험도 줄어들게 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결국 정부·금융사 출연이 모두 필요하지 않다"며 "착오송금은 줄어들고 사회편익은 증가하는 꿩먹고 알먹고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여전히 착오송금 구제법에 반대 중이다. 한국당 관계자는 "정부·금융사 출연이 쟁점이라는 것은 금융위만의 생각"이라며 "우리는 그 법안 자체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 쟁점을 해소하면 통과시키겠다고 말한 적도 없다"며 "외부 출연 없이 한다고 하는데 예보 인건비는 그럼 국가예산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국당 관계자는 "예보의 본래 업무는 부실 금융사 구조조정인데, 착오송금까지 업무 범위를 넓히는 건 기관 설립취지와 맞지 않다"고 했다. 한국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도 착오송금 구제법을 반대할 계획인 만큼 법안이 폐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임시국회가 열리더라도) 우린 입장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 여당 관계자는 "한국당이 뚜렷한 근거없이 법안을 반대하고 있다"며 "정쟁으로 좋은 정책 취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착오송금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올해 6월까지 5년간 착오송금 건수는 40만3953건, 액수는 9561억원에 달했다. 최근 핀테크, 오픈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늘고 있어 착오송금 건수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유동수 정무위 법안심사1소위원장이 지난해 10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금자보호법 개정안, 금융소비자보호기본법안, 신용정보법 개정안 등을 안건으로 열린 정무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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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홍

무릎을 탁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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