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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SKB·티브로드 합병 사전동의 속전속결로 의결
본심사 구성 15일 만에 의결…공정성·지역성 확보 방점
사실상 합병과정 마무리…과기정통부 설 전 종합 결과 발표 예정
2020-01-20 16:40:00 2020-01-20 16:40:0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에 대한 사전동의를 속전속결로 의결했다. 지난해 12월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사전동의 요청을 받은 후 15일 만이다. 방통위는 공정성과 지역성 확보를 우선적으로 살폈다. 사실상 양사 합병 과정이 마무리된 가운데, 방통위 사전동의 내용을 포함해 과기정통부가 설 명절 전 합병에 대한 최종 발표를 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20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티브로드동대문방송 간 법인합병을 위한 변경허가 신청에 대해 14가지 조건과 3가지 권고사항을 부가하여 사전동의 하기로 의결했다.
 
사전동의 심사위원장을 맡은 허욱 상임위원은 "엄정하고 충실한 심사를 통해 통신대기업이 종합유선방송(SO)을 합병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시청자 권익침해나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동시에, 지역미디어인 SO의 공공성과 지역성 등이 약화되지 않도록 하는데 심사의 주안점을 두고 면밀히 검토했다"고 말했다. 
 
허욱 방통위 상임위원이 20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에 대한 사전동의 의결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방통위는 합병을 통한 경제적 효율성을 인식하면서도 합병으로 인한 공익성과 공적책임, 지역성 등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합병법인으로 하여금 지역에 기반한 공적책임 수행계획 및 부당한 가입자 전환을 방지하고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초자료의 제출, 채널권 거래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질서를 만들 수 있는 방안 등을 조건으로 부가했다. 특히 지역성 훼손가능성 차단과 관련한 조건을 달았다. 티브로드 권역별 지역채널을 합병 이후 더 광역화하지 못하게 하고, SO와 인터넷(IP)TV 역무별 분리·독립적 운영방안을 2022년 말까지 유지하도록 해 지역성 훼손을 방지하고 지역민에게 해당 지역의 정보와 문화소식 등을 제공하는 지역채널의 취지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아울러 시청자의 권익 보호와 실효적인 콘텐츠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합병법인 내부 및 협력업체 직원의 고용 안정성 확보 등에 대해서도 중점을 뒀다. 농어촌지역 시청자의 시청 편익 증진과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난시청 커버리지 확대계획 및 이행실적을 제출하도록 하고, 역무별로 시청자위원회를 운영토록 하는 등 시청자 권익 향상을 위한 조건을 부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실효적인 콘텐츠 투자 유도 관련 조건도 내걸었다. 합병법인이 투자계획을 제출할 때 자체콘텐츠 투자계획과 콘텐츠산업 일반에 대한 투자계획을 구분하고, 직접투자와 간접투자를 구분해 제출토록 한 것이다. 허 위원은 "콘텐츠 투자와 관련 항목별로 나누지 않은 채 전체 총액 3590억원만 제시했다"면서 "세부적으로 나눠 콘텐츠 투자 계획 의지에 대해 재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방통위는 이날 오후 과기정통부에 사전동의 내용을 통보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종합해 최종 결정을 설 전까지 내놓을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간 합병의 최종 공은 과기정통부로 향했지만, 사실상 양사 합병 과정은 마무리 수순이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는 오는 4월1일을 합병기일로 잡고 있다. LG유플러스와 CJ헬로(현 LG헬로비전)에 이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까지 인수합병(M&A)에 성공하면서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이동통신 3사 중심으로 재편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KT군 점유율 31.31%에 이어 LG군이 24.72%를 차지했고,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산 점유율은 24.72%다. 전체 시장의 80.06%를 이통 3사가 차지하고 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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